러 마피아 돈세탁, 스위스銀 개입…NYT 인터넷판 보도

  • 입력 1999년 8월 22일 19시 47분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돈세탁 사건을 수사중인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은 미국 뉴욕은행을 통한 러시아 마피아의 100억달러(약 12조원)세탁 과정에 스위스 은행가인 브루스 라파포트가 깊숙이 관여한 사실을 포착했다 (본보 8월20일자 A10면 참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뉴욕은행과 합작해 스위스 제네바 소재 ‘뉴욕―인터 마리타임은행(BNY―IM)’을 운영중인 라파포트가 러시아 마피아와 뉴욕은행 사이에서 핵심적인 중개역할을 했다고 22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80년대 한때 뉴욕은행 최대 개인주주(지분 8%)였던 라파포트는 자신이 설립한 스위스 제네바 소재 인터 마리타임은행 지분 28%를 뉴욕은행에 넘기면서 92년 은행이름을 BNY―IM으로 바꿨다. 라파포트는 80년대 후반 한때 뉴욕은행 이사로 일하기도 했다.

미국 수사관들은 뉴욕은행에 개설된 러시아 마피아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된 자금 42억달러(작년10월∼올3월 입금액 기준)중 수억달러 이상이 BNY―IM의 카리브해 지사를 통해 입금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진출에 주력했던 뉴욕은행은 러시아 정계와 재계에 발이 넓은 라파포트의 힘을 빌려 상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94년 한때는 뉴욕은행이 러시아 업무 전반을 BNY―IM에 맡길 정도로 라파포트는 뉴욕은행의 러시아 업무에 큰 영향력을 가졌다.

수사관들은 루시 에드워드 뉴욕은행 동유럽 담당 부사장의 남편(피터 베를린)이 대표인 영국 베넥스사가 러시아 마피아의 불법자금을 뉴욕은행 계좌에 입금한 사실도 적발했다. 베넥스의 뉴욕은행 거래기록은 35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수사관들은 나타샤 구르핑겔 카갈로프스키 뉴욕은행 동유럽 담당 수석부사장의 남편인 콘스탄틴 카갈로프스키가 한때 러시아 최대은행이었던 메나텝의 고위임원이었던 사실도 중시하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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