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폐막]유럽영화 대거 수상 영광

  • 입력 1998년 5월 25일 20시 02분


반세기를 맞아 아시아 영화의 손을 들어주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의 칸 국제영화제는 오랜 전통대로 유럽영화들에 대거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24일(현지시간) 폐막된 제5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그리스 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63)의 ‘영원과 하루’가 차지했다.

95년 ‘율리시즈의 시선’으로 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탔던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열한번째 영화인 ‘영원과 하루’로 올해 황금종려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영원과 하루’는 죽음을 눈앞에 둔 늙은 시인이 그리스에 불법입국한 알바니아 소년을 만나 희망을 발견하고 행복하게 인생의 결말을 맺는 과정을 시적으로 그린 영화.

또 심사위원 대상은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이탈리아)이 극본 연출 주연을 맡은 ‘인생은 아름다워’에 돌아갔다. 이 영화는 2차세계대전때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아들을 구하려는 유태인의 필사적인 노력을 소재로 삼았으면서도 밝고 코믹한 분위기를 잃지 않은 휴먼 드라마.

최우수 감독상은 94년 아일랜드 공화군(IRA)에 의해 살해된 전설적인 갱스터 마틴 카힐의 일생을 담은 ‘장군’의 존 부어맨(영국)이 수상했다.

‘내 이름은조’(감독 켄 로치)에서 전혀 연기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는 조를 탁월하게 그려낸 영국배우 피터 뮬랜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천사가 꿈꾸는 삶’(감독 에릭 존카)에서기질이 정반대인 두여성의 성장과 몰락을 연기한 엘로 디부셰(프랑스)와 나타샤 레니에(벨기에)가 공동 수상했다.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였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시절’과 ‘8월의 크리스마스’, 단편부문 후보에 올랐던 ‘스케이트’는 상을 타지 못했다.

이밖에 주요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괄호안은 감독·출신국).

△심사위원 특별상〓‘학급 여행’(클라우드 밀러·프랑스) ‘축하’(토마스 빈터베르그·덴마크)공동수상

△최우수 시나리오상〓‘헨리 풀’(할 하틀리·미국)

△예술공헌상〓‘벨벳 골드마인’(토드 헤인즈·영미 합작)

△황금카메라상〓‘슬램’(마르크 레빈·미국)

△기술부문 그랑프리〓비토리오 스토라로(카를로스 사우라 ‘탱고’·스페인)

△단편 대상〓‘인터뷰’(사비에르 지아놀리·프랑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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