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형남 기자] 북한노동당 黃長燁(황장엽)비서가 망명한지 26일로 2주일을 넘겼다. 지난 12일 주중한국대사관 영사부로 찾아와 한국망명을 신청한 황비서는 언제 한국행이 실현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조바심속에 보내고 있다고 외무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韓中(한중)양국이 26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어서 망명사건은 조만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鄧小平(등소평)사망이 망명협상을 1주일동안 중단시키기는 했다. 그러나 이 1주일은 남북한과 중국으로 하여금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게 하는 「냉각기」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제 망명협상은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외무부 당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표면적 입장은 여전하다. 지난 14일의 한중 외무장관회담과 18일의 외교부 성명대로 「냉정하고 조용한 방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유념하면서」 망명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본인의 자유의사와 국제관례에 의한 해결, 즉 한국행을 주장한다. 24,25일 이틀동안 중국을 방문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江澤民(강택민)국가주석 등 중국고위층에 『인도적 견지에서 실제적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며 황비서의 한국행을 지지했다.
따라서 26일부터 시작될 본격협상의 변수는 북한 태도에 대한 중국측의 판단이 어떠냐에 달려 있다.
외무부 당국자들은 협상이 중단된 지난 1주일동안 북한이 내보인 태도가 『변절자는 갈테면 가라』는 북한외교부대변인의 논평을 뒷받침한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은 내달 5일 개최될 4자회담 설명회에 참석하겠다고 지난 21일밤 전격적으로 발표, 황비서 망명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또한 한국과 미국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식량지원 계획에 동참하겠다고 발표, 황비서 망명포기를 시사하고 4자회담 설명회 참석의사를 밝힌 북한을 측면지원했다.
이같은 변화 때문에 망명협상이 재개되면 중국은 황비서를 한국에 보낸다는 원칙에 동의할 것으로 외무부는 보고 있다. 한국행이 실현된다면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내달초가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