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BMI 5명 중 1명은 복부비만…“당뇨병 위험 거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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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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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은 정상이지만 복부에 지방이 몰려 있는 ‘숨은 복부비만’이 전 세계 성인 5명 중 1명꼴로 분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외견상 마른 체형임에도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최대 81% 더 높았다.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린 이번 다국적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비 전염성질환 위험 요인 감시체계(STEPS)’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2000~2020년 사이 91개국 47만여 명(15~69세)을 대상으로 했다.

정상 BMI라도 ‘배 나온 체형’이면 위험
연구진은 정상 체질량지수(BMI, 18.5~24.9)에 속하지만, 허리둘레가 여성 80cm(31.5인치) 이상, 남성 94cm(37인치) 이상인 경우를 복부비만으로 정의했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복부비만은 행동적·대사적 요인 모두와 연관되었다. 허리둘레가 큰 사람들은 과일·채소 섭취가 적고, 신체활동이 부족할 확률이 각각 22%와 60% 더 높았다.

정상 BMI에 속하는 사람 중 21.7%가 복부비만이었으며, 이들은 복부비만이 없는 정상 BMI를 가진 또래 집단에 비해 다음과 같은 질환 위험이 컸다.
-당뇨병 1.81배
-고혈압 1.29배
-총콜레스테롤 1.39배
-중성지방 1.56배


연구진은 “BMI는 체중과 키의 비율만을 보여줄 뿐, 체지방이 어디에 쌓여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라며 “복부 내장지방은 단순한 체중 증가보다 대사 이상과 심혈관질환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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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둘레가 건강을 더 잘 예측”
이번 결과는 BMI보다 허리둘레가 건강 위험을 더 잘 예측한다는 이전 연구들과도 일치한다.

영국의 영양학자 마거릿 애시웰(Margaret Ashwell) 박사는 2012년 랜싯(Lancet)에 발표한 논문에서 허리둘레 대비 키 비율(waist-to-height ratio)이 BMI보다 심혈관질환과 사망률을 더 정확히 예측한다”라고 보고했다.

그는 “허리둘레는 키의 절반 이하로 유지하라(Keep your waist to less than half your height)”는 간단한 원칙을 제시하며, BMI 대신 허리둘레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스웨덴 루드대학교 연구진이 지난 5월 유럽심장학회(ESC) 학술대회(Heart Failure 2025)에서 발표한 연구 내용도, 허리둘레-키 비율(WtHR : Waist-to-height ratio)이 비만으로 인한 심부전 위험을 예측하는 데 BMI보다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처럼 허리둘레도 재야”
연구진은 “BMI만으로는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없다”라며 “정기 검진에서 허리둘레 측정이 혈압 측정만큼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 환자는 지난 30년간 2억7000만 명에서 5억2000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22022년 기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8억2800만 명으로 추산됐다.

국내 전문가들도 “한국인과 같은 아시아인은 마른 체형이지만 내장지방이 쉽게 쌓이는 체질이므로 BMI보다 허리둘레, 복부비만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복부비만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 당류 섭취 줄이기, 채소·통곡물 위주의 식단이 권장된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5.37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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