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사, 소비쿠폰 선지급때문에 이자만 80억 물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7일 11시 17분


결제대금 선지급 위해 단기차입 활용
6개 카드사 2,4조원 조달, 이자만 80억
국힘 “민간에 부담 떠넘긴 현금 살포”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신청이 시작된 9월 22일 경기 수원시 팕달구 인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신청이 시작된 9월 22일 경기 수원시 팕달구 인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결제대금 선지급을 위해 카드사들이 단기차입을 늘리고,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에서는 “민간에 비용을 전가하고, 정부는 빚으로 소비를 부양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서울 도봉갑)이 각 카드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결제대금 선지급을 위해 6개 카드사는 2조4543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중순 기준으로 현재까지 이자비용으로만 약 80억 원이 지출됐다. KB국민카드가 5935억 원, 삼성카드 4919억 원, 현대카드 4800억 원, 우리카드 3550억 원, 하나카드 3339억 원, 롯데카드 2000억 원 등의 단기차입을 활용하고 있었다.

김재섭 의원실에 따르면, 카드사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액을 가맹점에 선결제한 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후 보전을 받는 구조로 정부 예산을 지급받기 전까지 가맹점 결제대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했다. 결국 카드사들은 가맹점 결제대금을 선지급하기 위해 단기차입을 불가피하게 늘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이자 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김재섭 의원실 지적이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또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사용처가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가맹점으로 한정돼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평균 0.4~1.45% 수준의 우대수수료율만 적용되는 구조로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섭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겉으로는 서민 지원을 내세우지만 실제론 카드사에 부담을 떠넘기고 국민에겐 일시적 진통제만 놓은 정책에 불과하다”며 “갑자기 시장에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 압박은 결국 국민이 감당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보여주기식 현금 살포가 아니라 물가 안정과 부채 완화를 병행하는 민생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단기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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