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 최대인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 방산부터 조선해양, 해양방산의 해외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해외 방산 및 조선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그룹의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이며 국내 기업이 그동안 추진한 유상증자 중에서도 최대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일은 다음 달 24일, 구주주 청약은 6월 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 9~10일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1조6000억 원을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지상 방산 거점 투자와 해외 방산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에 활용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과 각국의 방위력 강화 정책에 따라 방위비 증가, 대공·포병·장갑차 등 지상무기체계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방산 수출의 경우 절충외교에 따라 현지에 생산 설비 구축을 요구하는 수입국이 많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들 지역에서 베스트 셀링 상품인 K9 자주포를 비롯해 다연장 로켓 천무, 레드백 장갑차, 대공방어시스템, 탄약(추진장약)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사업장은 연구개발(R&D)과 마더팩토리로서의 역량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국내 추진장약 스마트 팩토리 구축, 주요 방산 사업장 설비 및 운영에 9000억 원으로 투입한다. 또 한미 협력 분야 중 가장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해양 방산 및 조선 분야에도 투자한다. 약 8000억 원을 들여 미국 해양 방산기업 혹은 선박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
방산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무인기용 엔진 개발을 위해서도 약 3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항공 엔진, 엔진 부품 역량을 키워 독자 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 티어(Top Tier)로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다시 한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대한 심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K-방산의 선도적 지위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라며 “회사가 계획한 일정에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 집중심사 및 대면 협의 등 최대한의 심사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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