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피했는데”…우리금융, 1분기 실적 부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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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9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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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NIM 하락하고 연체율 상승에 대손비용 증가
증권가 "예상치 하회, 향후 롯데손보 등 M&A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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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우리금융그룹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하락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은 미미했지만,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고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1분기 8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동기 9137억원에서 9.8%(892억원) 감소한 규모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7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줄었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5.8%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반영한 홍콩 ELS 손실은 75억원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다른 시중은행들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NIM이 대폭 하락하면서 이자이익과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그룹 실적 저하를 견인했다.

우리은행 1분기 NIM은 1.50%로 지난해 동기 1.65% 대비 1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원화대출이자율은 4.73%로 동일한 수준이지만, 원화예금이자율은 2.61%에서 2.78%로 올랐다.

이자이익은 1조8750억원으로 지난해 18920억원보다 0.9%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770억원으로 1조1410억원 대비 5.7% 감소했다.

그룹(은행+카드) NIM은 1.74%로 지난해 동기 1.91% 대비 17bp 떨어졌다. 이자이익은 2조19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2190억원 대비 0.9%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1490억원으로 전년 1조2520억원 대비 8.2%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대손비용은 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5% 급증했다. 대손비용률은 0.31%에서 0.40%로 뛰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비은행 자회사 위주로 연체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우리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22%에서 올해 1분기 1.46%로 0.24%포인트 급등했다. 우리은행 연체율은 0.26%에서 0.28%로 0.02%포인트 올랐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도 저조했다. 우리카드 1분기 순이익은 290억원으로 지난해 460억원에서 36.6% 급감했다.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이 1220억원으로 지난해 1030억원 대비 19.1% 늘었다.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전년도 570억원 대비 34.6% 감소했다.

우리금융캐피탈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390억원에서 올해 330억원으로 15.4% 줄었다. 고정이하여신이 지난해 말 2720억원에서 올 1분기 2920억원으로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37%에서 2.57%로 올랐다.

우리종합금융 순이익은 지난해 80억원에서 올해 130억원으로 62.5% 늘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포스증권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해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보험업 진출을 위해서는 롯데손해보험 등 매물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다가 가격차와 건전성 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 저원가성예금이 대폭 증가한 타행들과 달리 우리은행은 말잔 기준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며 “그 외 NIM과 수수료, 판관비 등은 선방해 전체적으로는 무난했지만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경쟁사들 대비로는 다소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롯데손보 인수 추진과 관련해서는 “M&A(인수합병)를 통한 비은행 확대는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는 점에서 검토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인수가격 1조5000억원을 가정 시 CET1 비율(보통주 자본비율) 하락 폭은 약 20bp 내외로 오버페이하지 않는다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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