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의 경매 따라잡기]공장경매, 토지-상가 장점의 절묘한 조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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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진행되면 가치 오르고 상가처럼 월세 꼬박꼬박 나와
물건 제대로 보는 선구안 갖추면 지금 같은 불황에도 좋은 투자처

경매 초보들은 아파트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매 매물에는 토지도 있고 상가도 있고 공장도 있다. 토지나 상가 경매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경매 기본인 권리분석은 기본이고 별도 지식까지 갖춰야 한다. ‘경매 대박은 토지에서 나온다’는 말에 토지 입찰을 노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공법상 제한과 가치 판단 능력이 부족해 토지 경매로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월세 수입이 나오는 상가도 마찬가지다. 월급 이상의 현금 흐름을 위해 상가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입지나 상권 분석의 어려움으로 녹록지 않다.

경매 매물 중에는 토지와 상가의 장점을 합쳐놓은 물건이 있다. 바로 공장이다.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가치가 오르는 토지의 장점과 매달 월세가 나오는 상가의 장점을 함께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수요층이 한정돼 있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공장은 인기 있는 투자처가 아니다.

2년 전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시에 있는 공장이 경매로 나왔다. 토지 2314m²(약 700평)에 직원 기숙사까지 갖춘 3층짜리 번듯한 건물이었다. 감정가는 토지와 건물을 합쳐 25억5000여만 원. 낙찰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인 거액의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었다. 최저가는 감정가의 절반인 12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꼼꼼히 검토하니 유치권은 어렵지 않게 해결이 가능해 보였다. 유치권의 생명은 점유다. 현장에 가보니 점유자는 공사업자라고 주장하는 유치권자가 아니라 공장 소유자였다. 유치권자 점유 상태로 공장이 폐쇄된 것도 아니었다. 공장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었다.

이 물건을 들고 상담하러 온 A 씨에게 필자는 남북관계에 따라 지가가 출렁이는 접경지역 토지에 투자할 때는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일정한 임대수익이 나오는 공장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A 씨는 바로 입찰에 나섰고 경쟁자 4명을 물리치고 약 17억8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규제로 돈 굴릴 곳이 마땅찮은 제1금융권에서 낙찰가의 90%까지 대출해줬다. 낙찰대금 중 약 16억 원을 연 3% 이하로 대출받았다.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400만 원 정도였다.

새 임차인을 들이면 월세를 더 높게 받을 수 있었지만 기존 점유자와 보증금 1억 원, 월세 11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어려워 보이던 유치권 문제도 빠르게 정리했다.

낙찰가와 취득세 등을 고려하면 실제 취득가액은 18억5000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보증금으로 1억 원을 회수하고 나니 실제 투자한 금액은 1억5000만 원에 불과했다. 매달 월세 1100만 원을 받아 대출이자 400만 원을 내고 수익 700만 원이 남는 구조다. 현금 1억5000만 원을 투자해 매월 700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부분 공장은 원활한 물류를 위해 대로변에 접해 있어서 입지가 좋다. 입지가 좋은 토지는 매년 지가가 상승한다. 감가상각이 없는 토지만의 장점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 토지 인근에 서울∼문산 고속도로 월롱 나들목이 개통돼 가치가 상승했다. 접경지역이니 만약 남북한 화해 무드가 언젠가 조성된다면 지가가 올라 또 다른 보너스가 될 수도 있다. 토지와 상가 투자의 장점을 절묘하게 조합시킨 공장 경매는 물건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선구안만 있다면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도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정충진#경매#공장경매#토지#상가#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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