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상장 첫날 ‘따상’…상한가에도 2100만 주 대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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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0.7.2/뉴스1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0.7.2/뉴스1
2일 오전 9시 정각, SK바이오팜 주주 200여 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증시 개장과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SK바이오팜이 코스피에 상장되자마자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9만8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기 때문. 주가는 곧바로 하루 상승 제한폭(30%)으로 직행해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더블’을 찍고, 이어 상한가까지 올라가는 소위 ‘따상(따블+상한가)’을 친 날이었다.

● SK바이오팜, 화려한 증시 입성
SK바이오팜은 지난 달 기업공개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1조 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은데 이어, 상장 첫날에도 눈에 띄는 기록들을 쏟아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바이오팜 주가는 단 한 차례 하락도 없이 상한가를 유지한 끝에 1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상승세 속에 공모가 기준 3조8000억 원이던 시가총액도 9조8000억 원대로 하루만에 2.6배로 올랐다. 상장사 시총 순위는 27위(우선주 제외).

이날 흥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공모가가 시장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있었고, 바이오 종목 특성상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증시 개장을 앞두고 ‘따상’을 하더라도 그 가격에 주식을 사려고 준비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카카오톡 대화방과 온라인 주식커뮤니티 등에는 “개장과 동시에 수억 원어치 주문을 넣었다”거나 “가족들 돈을 깡그리 모아왔다”는 등 투자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이 많아도 해당 주식을 다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상한가에 주식을 사겠다는 대기 물량은 2100만 주에 달했다. 2조6000억 원의 자금이 몰린 것이다. 반면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주식 수는 약 64만 주로, 이날 유통 가능한 주식의 6% 정도에 불과해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이날 주가 상승으로 우리사주를 받은 SK바이오팜 직원 200여 명은 평균 9억 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 바이오 전망 긍정적, 적정주가는 확인해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로선 SK바이오팜 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SK라는 그룹사가 버티고 있어 성장 기반이 탄탄한데다 매도제한물량이 전체의 80%로 유통 가능 주식도 적기 때문이다.

바이오업종에 대한 전망도 좋은 편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며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유동성 공급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저금리 기조 속에 바이오 기업 등 성장주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어 바이오업종의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바이오팜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코스피 헬스케어 업종의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주목받을 것이란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워낙 기대가 컸던 주식이어서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측면도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SK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워낙 많은 관심이 쏠린 종목에 매수가 급격히 몰려 주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컸다”며 “향후 조정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고점에 투자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한다”고 했다.

한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청약자 23만 명 중 84% 가량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40대(27.4%)와 30대(25.2%)대가 절반을 넘었다. 다만 청약 증거금 규모로는 31%대에 머물러 50대 이상 투자자(65%)의 물량공세를 따라가진 못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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