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정부, 서로 다른 통계로 ‘집값 상승률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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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중위가격 인용 “52% 상승”
정부는 매매가격지수 써 “14% 올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둘러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국토교통부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52% 올랐다는 경실련의 주장에 24일 국토부가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4.2%라고 반박하자 경실련은 25일 “국토부는 가짜뉴스를 만들지 말고 그 근거를 공개하라”며 재반박에 나섰다.

이런 차이는 경실련과 국토부가 서로 다른 통계를 인용한 데서 비롯됐다. 경실련이 주장하는 52%의 근거는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다. 중위 매매가격은 조사 표본인 아파트 시세를 줄지어 세웠을 때 가운데 값이다. 시세에는 실거래가와 호가가 모두 반영된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격에 가장 가까운 지표로 꼽히지만 한계도 있다. 재건축으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조사 표본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중위 매매가격도 오르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인용한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표본 구성 변화로 인한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통계적 보정을 거친 값이다. 10억 원에 거래되던 노후 아파트가 재건축을 통해 분양가가 20억 원인 신축 아파트로 바뀐 경우 사실상 표본이 바뀐 것이어서 이를 반영해 가격을 낮춰 보정하는 것이다. 또 지수에는 낮은 가격대의 아파트 가격도 반영돼 있어 중위 매매가격에 비해 변동 폭이 작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3년간(2014년 5월∼2017년 4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27% 오르는 사이 매매가격지수 상승 폭은 11%에 그쳤다.

김호경 kimhk@donga.com·구특교 기자
#경실련#국토부#서울 아파트 가격#매매가격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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