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SK하이닉스 ‘우울한 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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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1분기 영업익 5년 만에 최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64%나 급감
현대重은 10분기만에 흑자 전환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가 1분기(1∼3월) 기준으로 각각 5년과 3년 만의 가장 부진한 영업이익으로 울상을 지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10분기 만의 흑자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5% 줄어든 1조3424억 원을 기록해 최근 2011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은 22조3506억 원으로 역대 1분기 중 최고치였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10만7377대를 판매했다. 분기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고급차인 ‘EQ900’ 출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증가, 금융 부문 매출 증가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났다.

수익성 하락은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국내 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 효과가 희석된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22만91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또 슈퍼볼 광고, 신차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관련 비용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따른 경상연구비 증가로 영업부문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조8969억 원이 들어간 것이 영업이익 하락의 한 원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 판매가 본격화되고 환율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3조6560억 원, 영업이익 561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64.6% 감소한 것으로 2013년 1분기(3170억 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부진 원인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둔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꼽았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경영지원부문)은 “1분기가 IT 기기 판매 비수기인 데다 PC 수요가 예상보다도 저조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부진했고, 반도체 가격 하락세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물량 공세 작전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PC·스마트폰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 중인 현대중공업은 2013년 3분기(7∼9월) 이후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매출 10조2728억 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252억 원, 244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부문이 2000억 원, 상선 부문이 1900억 원 흑자를 냈다. 해양플랜트는 710억 원 적자를 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이번 흑자는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를 절감한 측면과 환율 상승 등 환경적인 영향이 큰 만큼 위기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외에 LS산전은 1분기 매출 5008억 원, 영업이익 349억 원, 당기순이익 17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7%, 243% 신장된 수치다. 삼성전기는 매출 1조6043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50%나 감소했다. 기존 모델용 부품의 판매 감소와 해외 거래선의 세트(완제품) 수요 축소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서동일·강유현 기자
#현대자동차#sk하이닉스#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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