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시장 진출… “10년내 年매출 10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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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복제약 ‘램시마’ FDA 판매 승인

한국 바이오제약업체 셀트리온의 바이오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가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 국내 제약업체가 만든 바이오 의약품이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램시마의 미국 시판 성공은 한국 경제의 유력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시밀러의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한국 바이오시밀러 첫 미국 진출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51)은 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9년 셀트리온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5일(미국 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며 “올해 4분기(10∼12월) 램시마 판매를 시작으로 10년 내에 연매출 10조 원을 올리는 세계 10대 바이오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램시마는 다국적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해 지난해 12조 원어치가 팔린 레미케이드의 바이오 복제약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오시밀러로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건선 등에 효능이 있다. 오리지널 약인 레미케이드와 효과는 같지만 가격은 20∼30% 저렴하다. 이들 분야 치료제의 미국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이른다.
○ 미국 20조 시장에 도전장

당초 FDA는 자국의 의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 시판을 승인하는 데에 소극적이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의료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FDA가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판매를 승인한 것은 지난해 3월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 계열 산도스의 바이오시밀러인 ‘작시오’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미국에서 올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램시마의 미국 진출을 국내 바이오 업계 해외 진출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LG생명과학, 대웅제약 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이미 뛰어들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업체들은 5개 바이오시밀러(6개 품목)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12개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개발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자가면역치료제)는 1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램시마와 같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렌플렉시스)을 개발했으며 지난해 3월 유럽지역 판매 허가를 신청해 둔 상태다. 국내에서 2012년부터 판매가 시작된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2013년부터는 유럽시장에서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 램시마의 전 세계 매출은 6000억 원 정도였다.
○ 서정진 회장, 램시마로 ‘샐러리맨 신화’ 돼

램시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60)을 월급쟁이에서 대기업 총수로 발돋움하게 했다. 셀트리온은 1일 벤처기업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삼성전기에 입사한 서 회장은 1985년 공공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로 이직했다. 여기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의 인연으로 34세의 나이에 대우그룹 임원이 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직장을 잃었다. 그리고 3년 뒤인 2002년에 차린 회사가 셀트리온이다. 서 회장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부터 만료된다는 사실을 알고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 탄생한 것이 램시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이외에도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림프종 치료제 ‘트룩시마’의 유럽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올해에는 미국과 유럽에 유방암 치료제(허쥬마)의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류머티즘 바이오시밀러 치료제(CT-P17)와 대장암 바이오시밀러 치료제(CT-P16)의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다만 램시마의 FDA 시판 승인이라는 호재에도 6일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날보다 7.31% 급락한 11만300원에 마감했다. FDA 승인이 이미 예상된 호재여서 주가가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셀트리온#바이오복제약#램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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