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업체들 하드웨어로 ‘2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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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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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얇게… 생생하게… 화려하게…

“더 얇다, 더 가볍다, 더 밝다….”

몇 년 전 자주 보던 휴대전화 광고 문구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일반 휴대전화(피처폰)의 얇기와 디자인 경쟁이 스마트폰에서도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 소니에릭손, LG전자 등 정통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저마다 치열한 ‘스펙’ 경쟁을 벌였다.

1년 전만 해도 구글 안드로이드냐, 애플 iOS냐 하던 싸움이 이젠 안드로이드 진영 내에서도 누가 더 얇은지, 가벼운지, 카메라는 잘 찍히는지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 셈이다. 스마트폰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은 제조사들은 이제 회사 특유의 DNA를 스마트폰 하드웨어에 결집해 다른 회사와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MWC에서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선보인 주요 제품을 꼼꼼히 살펴봤다.

○ 갤럭시S Ⅱ, 삼성의 첨단 디스플레이


지난해에는 갤럭시S 9.9mm, 아이폰4 9.2mm 등 9mm대 두께의 스마트폰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8.49mm로 8.5의 벽을 깬 삼성전자 갤럭시S Ⅱ를 선두로 8mm대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MWC에서 처음 공개된 갤럭시S Ⅱ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선명한 화면이었다. 전시장에서 일부러 화질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오렌지 사진을 띄워 놓았는데, 오렌지 속 펄프 하나하나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리더스 허브’로 들어가 텍스트를 봐도 글자를 깨짐 없이 볼 수 있다. 다른 제조사를 뛰어넘는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 덕분이다.

이번에 개발한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는 색을 점점이 표시하는 ‘서브 픽셀’이 더 촘촘히 많고, 새 유기발광재료(SM2)를 적용했다. 사물의 색을 재현하는 비율이 120%다. 일반 액정표시장치(LCD)는 80%.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게 소비전력도 높였다.

갤럭시S에 들어가는 슈퍼 아몰레드보다 두께도 10%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적인 두께를 줄일 수 있었다. 두께와 무게를 줄이느라 플라스틱 느낌의 재질을 써서 고급스러움을 다소 떨어뜨리긴 했지만 손으로 들었을 때 기존 스마트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다. 핸드백에 넣어도 무게 때문에 가방을 늘어뜨릴 일이 없어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실제 무게는 116g. 갤럭시S Ⅱ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 엑스페리아 아크, 소니의 TV·카메라 기술


소니에릭손 아크는 TV와 연결해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인기 게임 ‘앵그리 버드’를 TV에서도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소니에릭손 아크는 TV와 연결해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인기 게임 ‘앵그리 버드’를 TV에서도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MWC의 소니에릭손 전시장에는 호기심을 끄는 코너가 있었다. ‘사진 찍기(Snap It)’ 코너였다. 구멍을 뚫어놓은 상자 속을 카메라로 찍어보라는 것이다. 먼저 ‘아이폰3Gs’ 카메라를 상자 구멍에 대봤다. 마냥 까맣게 보였다. 하이브리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댔더니 희미하게 울긋불긋한 뭔가가 보였다. 엑스페리아 아크에 달린 카메라 렌즈를 대보니 신기하게도 속이 환하게 찍혔다. ‘Happy birthday(생일 축하합니다)’ 글씨가 보였다. 소니에릭손 마케팅팀 박상태 차장은 “소니의 디지털카메라에 적용되는 ‘엑스모어 R’ 센서가 들어가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찍힌다”고 강조했다.

소니에릭손이 전략적으로 내놓은 ‘엑스페리아 아크’에는 카메라뿐 아니라 소니의 TV와 콘텐츠를 모두 집약했다. 소니의 ‘브라비아 TV’에 적용되는 화질 개선 프로세서를 장착해 흐릿한 영상을 알아서 사진에 포토샵 하듯 선명하게 작업한 뒤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화질이 좋지 않은 손수제작물(UCC)을 스마트폰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 TV와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TV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볼 수 있다. ‘앵그리 버드’ 같은 게임을 TV에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 옵티머스 3D…LG전자의 3D 기술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동영상과 사진을 지원하는 코너로 들어가 보니 메뉴가 3차원(3D)으로 보였다. 오래 보면 어지러울 것 같았는데 10분 이상 봐도 크게 어지럽진 않았다. MWC 전시장에는 실제로 3D로 볼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LG전자가 이번 MWC에서 다른 안드로이드 폰과 가장 비교되는 차별화 포인트는 3D였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데, 3D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콘텐츠를 3D로 전용 안경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부족 문제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3D로 보기 싫으면 버튼 조작으로 기능을 해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3D가 스마트폰에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3D폰 하면 LG전자가 떠오를 만큼 LG의 기술력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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