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한국 오면 ×3’ 고무줄 명품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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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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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녀온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수입 의류와 잡화가 얼마나 비싼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신정환(사진)이 19일 입국할 때 입은 패딩 점퍼 브랜드 ‘몽클레르’. 1930년대 프랑스에서 출발했지만 2003년 이탈리아 기업가 레모 루피니 씨가 사들여 이제는 이탈리아 브랜드가 됐습니다. 19일 밀라노의 매장에는 이미 올봄 신상품인 얇은 패딩 점퍼가 걸려 있었죠. 짧은 길이의 가장 싼 점퍼가 380유로(약 57만 원). 이미 ‘신정환 효과’로 붐비던 23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몽클레르 매장에서는 같은 제품이 89만 원이었죠. 국내 수입 판매가가 이탈리아 현지 판매가의 1.6배입니다.

지난해 결혼한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신혼여행길에 들었던 가방 브랜드 ‘발렉스트라’. ‘이탈리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이 브랜드의 작은 사이즈 토트백은 밀라노에서 약 100만 원인 데 비해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무려 290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몽클레르는 신세계 인터내셔널, 발렉스트라는 제일모직이 수입해 팝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요즘 공개석상에 자주 발렉스트라 가방을 들고 나옵니다. 삼성가(家) 여성들과 친한 장-고 부부가 일부러 이 가방을 들고 공항에 나타났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제일모직은 ‘릭 오웬스’, ‘토리 버치’, ‘콤 데 가르송’ 등 여러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으냐는 지적에 제일모직 관계자는 “관세와 백화점 수수료(매출의 30%) 때문에 수입 브랜드의 국내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이라면 해외 명품 브랜드 수입보다는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워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관세청은 24일 “지난해 해외에서 물건을 400달러어치 이상 구입해 관세가 부과된 건수가 전년에 비해 128%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대기업도, 백화점 바이어도 국내에 들여올 해외 브랜드 ‘발굴’에만 신경 쓰는데 해외에서 물건을 400달러어치 이상 사 온 사람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동영상=“많이 혼나겠습니다”…‘원정도박’ 혐의 신정환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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