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MS의 반격… 스마트폰 OS ‘춘추전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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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윈도폰 7 vs 노키아 미고 vs 구글 안드로이드 vs 애플 아이폰OS
■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소프트웨어 전쟁

MS - “기본에 충실” 작동 간소화
노키아 - 인텔과 손잡고 “1위 수성”
구글 - 모토로라 등 신제품 잇단 채택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주인공이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및 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은 휴대전화 산업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등 제조업체가 무대의 중심에 섰다면 올해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15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차세대 모바일 OS ‘윈도폰 7’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이 대표적인 예다. 발표 장소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가든호텔 강당은 시작하기 2시간 전에 이미 꽉 차버렸다. 수백 명이 밖에서 모니터로 발표를 지켜봤다. 이에 따라 애플과 구글, 노키아의 OS가 주도하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소프트웨어업계의 ‘거인’ MS의 가세로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지게 됐다.

노키아가 인텔과 함께 선보인 모바일 운영체제(OS) ‘미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 모토로라, 삼성전자가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OS ‘바다’.(왼쪽부터) 사진 제공 각 업체
노키아가 인텔과 함께 선보인 모바일 운영체제(OS) ‘미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 모토로라, 삼성전자가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OS ‘바다’.(왼쪽부터) 사진 제공 각 업체
○ ‘공룡의 귀환’

윈도폰 7은 ‘윈도 모바일’에서 이름이 바뀌었다. 그간 PC OS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MS가 유독 모바일 OS에서는 애플의 아이폰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윈도 모바일의 점유율은 약 8.9%로 2008년에 비해 3%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혀 새로운 개념의 OS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윈도폰의 프로그램 개발과 디자인을 맡은 조 벨피오레 부사장은 “그간 스마트폰 OS는 계속 발전해 왔지만 안 쓰는 서비스와 응용 프로그램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윈도폰 화면 속 모든 작동 장치는 ‘시작’ ‘검색’ ‘뒤로’ 등 단 3개로 통합됐다. 사진, 음악 및 비디오, 게임, 오피스, 마켓, 사람(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 6개의 메뉴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게 한 뒤 ‘허브’라는 이름을 붙였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June)’은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 OS에서 음악 및 영상을 제공하는 아이튠스가 작동하는 것과 비슷하다. 또 MS의 검색엔진인 ‘빙(Bing)’의 버튼이 달려 있다.

발머 CEO는 “사람들의 생활 속도, 주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반응은 반반이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블로그 ‘기즈모도’는 “윈도폰 7은 사용자들이 기대했던 모든 걸 완벽히 구현했다”고 극찬했다. 반면에 기존 스마트폰의 틀을 깨는 데 실패했다는 시각도 있다. MS는 올해 말 윈도폰 7을 내장한 휴대전화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 ‘대세’ 안드로이드 vs ‘노키아-인텔’의 미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손잡고 새 OS ‘미고’를 처음 공개했다. 미고는 노키아의 모블린과 인텔의 마에모를 한데 합친 OS다. 올해 2분기(4∼6월)에 첫 버전이 발표되는데 휴대전화 외에도 넷북, 태블릿컴퓨터, 차량용 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장치에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시장 안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대세였다. 소니에릭손은 올해 전략 폰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를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통산 8번째 안드로이드폰인 ‘퀜치’를 내놓았다. 모토로라의 산자이 자 신임 CEO는 “사용자 중심의 OS가 안드로이드”라며 “안드로이드폰을 더 많이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MWC에서 벌어진 OS 경쟁은 휴대전화 시장이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는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이영희 상무는 “최근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통합이나 주소록 간편화 등 OS들은 대부분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사용자가 쓰기 편리한 OS, 다루기 쉬운 메뉴가 앞으로도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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