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검역주권 행사 지지”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9분


李대통령 “美 ‘광우병 땐 수입 중단’ 수용한 것”

유명환 외교 “여론 때문에 재협상할 수는 없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수전 슈워브 대표는 12일(현지 시간) 한국에서 일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 주권 논란과 관련해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국민 건강에 두겠다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슈워브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협정(SPS)은 각국 정부가 자국 시민의 안전과 식품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주권(검역주권)을 보호하고 있다”며 “검역주권은 국제협정에 따라 이미 보장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GATT 20조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충족될 경우 이 규정에 따라 한국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미국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슈워브 대표는 또 “국민 건강 보호를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8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대국민담화를 수용하고 지지하며 다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문제가 될 때는 우리가 (수입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문제도 인정했다”며 “(검역주권을 규정한) GATT 20조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상마찰로 (쇠고기 수입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국무총리의 담화문 내용을 시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지만 미 정부가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서 “여론의 동향 때문에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성립되기 어렵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를 연기하라는 야권의 요구에는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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