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콜금리인하 효과, “투자심리 회복” vs “물가만 오를것”

  • 입력 2004년 8월 13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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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는 기업투자와 가계소비를 얼마나 부추길 수 있을까.

금융회사와 재계 등 경제주체들과 민간 전문가들은 일단 금리인하가 얼어붙은 경제심리를 어느 정도 풀어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비 회복과 투자활성화 효과의 크기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대출금리가 똑같은 폭으로 떨어지면 앞으로 1년간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은 각각 1조2000억원과 1조3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여윳돈이 생긴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계산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전상준 거시경제실장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모두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경제 주체들의 얼어붙은 경제활동 심리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서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할 분야가 생기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도 “정부 정책이 경기 부양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다”며 “금리인하라는 호재가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 욕구를 조금씩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구조적 문제인 만큼 금리인하 등 단기부양책의 효과는 작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을 5조원 가까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떨어졌다고 해서 투자를 늘릴 이유는 없다”며 “금리인하가 기업투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장희 국민은행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재정 및 통화정책이 통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가계나 기업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직접적인 소비나 투자 진작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미국계 모건스탠리증권은 투자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콜금리 인하가 위축된 소비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며 “금리인하는 내수를 진작시키기보다는 물가 상승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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