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생명보험 무배당상품 뜬다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2분


생명보험사들이 배당률을 대폭 낮추면서 무배당 상품이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유배당 상품은 ‘배당’이 있어 동일한 보장내용이라도 무배당보다 보험료가 비싸지만 이전처럼 높은 배당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당이란 보험사의 투자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을 때나 실제보다 보험금지급이 줄었을 때 보험사 수익의 일부를 계약자에 돌려주는 것. 무배당상품은 이같은 배당이 없어 보험료가 싸다.

삼성 교보 흥국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이차배당률을 지난해보다 0.5∼2%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차배당이란 보험료를 거둘 때 약속한 ‘예정이율’보다 실제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경우 남은 차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것.보험사는 한해 실적을 결산한 뒤 실제 수익률을 근거로 이차배당률을 정하고 이차배당률에서 예정이율을 뺀 부분을 계약자에게 이차배당한다.

삼성생명은 이차배당률을 지난해 9.5%에서 올해엔 7.5%로 대폭 내렸다. 교보는 9.0%에서 7.5%로, 흥국은 8.5%에서 7.5%, 신한도 8.0%에서 7.5% 등으로 각각 내렸다. 이들이 판매한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이 6.5∼7.5%인 것을 감안하면 계약자는 이전처럼 이차배당금을 돌려받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A씨가 가입한 유배당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이 연 7.5%라면 이 계약자는 이차배당을 받지 못한다.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에서 비중이 큰 ‘위험률차익 배당’(예정사망률보다 실제사망률이 낮아 보험금 지급이 적었을 경우 남은 차익을 계약자에 돌려주는 것)도 삼성이 지난해 15%에서 10%로, 흥국이 10%에서 5% 등으로 낮아질 전망.

신한생명의 상품개발팀 윤중환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상당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유배당 상품에서 이차 배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무배당상품이 계약자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배당을 받지 못하면서 굳이 높은 보험료의 유배당상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 실제 P보험사의 경우 유배당 종신보험을 무배당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가입자의 보장금을 10∼12% 올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수입보험료 중 무배당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1월 19.7%에서 올 1월엔 37.3%로 급증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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