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은행-부실은행 금리 제각각, 꼼꼼히 비교해야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18분


얼마 전까지도 은행간 차별성이 없어 ‘은행은 다 은행’이라고들 했죠. 금융상품이나 서비스가 모두 다 엇비슷한 데다 이자율까지 모든 은행이 다 똑같았으니까요.

근데 요즘엔 달라졌어요. B2면에 화요일마다 나오는 금리표를 한번 꼼꼼히 들여다 보세요. 몇 년 전 금리가 자유화되면서 각 은행이 제시하는 정기예금 적금 대출 등의 금리가 달라요.

재미있는 건 금리를 봐도 ‘우량은행 대 부실은행’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이죠.

은행도 망할 가능성이 있고 예금도 전액 보장되지 않자 시중의 자금이 우량은행으로만 몰리는 금융기관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 때문이죠. 밀물처럼 몰려드는 예금을 운용하기 어려워진 우량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앞장서고 있어요.

‘고금리―부실은행’, ‘저금리―우량은행’의 이미지가 강화되자 일부 은행은 ‘리딩뱅크’의 이미지를 위해 창구에서는 지점장 전결을 이용, 실제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서 대외적으로만 ‘금리인하’를 선포하는 일도 있다고들 합니다.

실례를 볼까요. 국민은행은 올 들어 네차례나 수신금리를 인하했어요. 반면 연 !%포인트라는 금리 부담을 떠안으면서 고객들이 떠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은행도 있어요.

10월 현재(9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서울 연 8.0%, 조흥 7.8% 등이지만 이른바 ‘우량은행’으로 꼽히는 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은행은 연 7.0%입니다. 정기적금의 금리차는 더 커서 서울은행은 연 8.5%(1년 만기), 조흥 한빛 등은 연 8.0%지만 주택 한미 하나 등은 연 7.0%랍니다.

일부 재테크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시기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소액예금은 금리가 높은 은행을 활용하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고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이라도 계속 손해보면서 이자를 높게 쳐줄 수는 없을 겁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