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의 명과 암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44분


최근 삼성계열사 임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임원들을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자주 흘러나온다. 삼성그룹이 14개 상장사의 CEO(최고 경영자)와 주요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입 선택권)을 부여하면서 각 계열사 임원별로 사실상 연봉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의 임원 76명은 2003년에 삼성전자의 주식을 27만27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아 현재 평가익으로만도 수십억원을 챙긴 임원들이 즐비하다. 이때문에 다른 계열사 임원들로부터는 “삼성그룹에 함께 입사해서 계열사가 갈린 것 뿐인데 말년에 연봉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부러움반,질투반의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경우 삼성 전자와 삼성생명 소속 임직원들로 갈려있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연봉이 차이가 나다보니 명암이 뚜렷이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2003년에는 어떻게 될지모르고 세금을 50%가량 내야하기 때문에 벌써 연봉차이가 심하다는 말은 너무 이른 판단”이라고 말한다.

삼성그룹은 스톡옵션과 함께 일반 사원에 대해서는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급 도입을 확대하고 회사가 목표한 이익이상의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성과배분 금액을 연봉의 30∼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K그룹도 성과보상과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7개 상장 계열사 임원 180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CEO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내역은 △SK㈜ 김한경 사장 4500주 (주당 매입가격 2만8000원) △SK텔레콤 조정남 사장 260주 (424만원) △SK글로벌 김승정 사장 2만1400주 (1만3500원) △SK케미칼 조민호 사장 40400주 (1만1500원) △SK C&C 최동일 사장 6만4800주(8500원). 각 CEO들은 이들 주식을 3년간 보유한뒤 2년이내 매각해야 한다. 그러나 SK그룹 CEO들은 상반기 증시침체로 평가이익이 높지는 않았다.

현대그룹은 현대 전자 현대 및 기아 자동차 현대 정공 등 4개사 핵심 임직원에 대해 스톡옵션을 올해 처음 도입했다. 회사측에서는 스톡옵션의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지는 않고있지만 상반기중 현대 계열사 주가가 계속 바닥을 긴 점을 감안하면 현대 CEO들은 오히려 평가손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LG그룹은 4대그룹중 유일하게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회사의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높인 CEO나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직접 주식을 매입, 주식을 나눠주는 방안을 채택했다. LG관계자는 “주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보다는 주식을 직접 주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병기·이훈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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