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CBO' 1조5천억 발행…신용낮은 기업들 자금 숨통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52분


신용도가 높지 않아 자금조달이 어려웠던 중견기업들이 공동으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금융감독원은 5일 “국내 처음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프라이머리CBO)’이 12일 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행되는 프라이머리CBO는 개별적으로는 위험이 적지않은 기업들의 채권을 한데 모아(pooling) 전체적인 신용도를 높이고 여기에 정부가 일정 정도 지급보증을 해 신용등급이 A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

LG투자증권은 신용등급이 BB-∼BBB+인 54개 기업이 발행하는 2년 만기 회사채 총 1조5500억원 어치를 기업별로 적절한 금리를 적용해 전부 사들인 뒤 이를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에 넘기게 된다.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는 이를 토대로 12일 총 1조55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CBO를 발행한다. 이 중 85%는 AAA, 12%는 AA인 선순위채권(부도시 우선순위로 변제해 주는 채권)으로 발행돼 전체의 97%인 1조5035억원 어치의 채권이 시장에서 매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보증기금과 서울보증보험의 지급보증 한도는 선순위채의 26%인 약 3975억원 정도.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14일 채권발행 대금을 받게 돼 한숨을 돌리게 될 예정이다. LG에 이어 현대증권도 20일경 5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CBO 발행을 추진중이다.

기업이 새롭게 발행하는 채권을 주간사증권사가 시장 실세금리로 일단 총액인수해 SPC에 매각하면 SPC가 이를 기초로 다시 CBO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진 금융기법. 이와 달리 이미 발행된 채권을 기초로 이뤄지는 CBO는 ‘유통시장CBO(세컨더리CBO)’라 부른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의 경우 회사채 발행 자체가 어려워 자금조달에 한계가 많았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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