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市 '3월위기설' 술렁…뮤추얼펀드 2조7000억 만기도래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올들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증권거래소시장에 ‘3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것인지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월 위기설은 공급물량이 너무 많아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거래소시장을 크게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매도 대기물량 현황〓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 차익거래잔고의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뮤추얼펀드는 21개로 설정규모는 2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의 수익률을 감안하면 매도규모는 설정액을 훨씬 넘는다.

마이다스에셋 박광수운용본부이사는 “뮤추얼펀드 운용회사들은 만기 2∼3개월 전부터 보유주식을 현금화한다”며 “증시가 약세를 보인다고 해서 보유주식 처분을 미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설정후 6개월이 지나 환매되는 투신권의 주식형수익증권도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 1월의 증시 침체도 작년 6∼7월 수탁고가 크게 늘어난 주식형수익증권이 대거 환매됐기 때문. 작년 10월까지 주식형수익증권 수탁고는 55조원을 넘었다.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의 3월물 만기일이 겹치는 9일은 약세장에 지수를 급락시킬 큰 악재로 꼽힌다. 1조원대로 추산되는 차익거래 잔고물량이 만기일에 집중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매수여력이 바닥난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 거래소시장의 매도 공세는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3월물 만기일이 되는 9일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형주내 차별화 전개〓현재 기관의 매도물량을 받아낼 주체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유일하다.

현대증권 전진오책임연구원은 “당분간 외국인자금의 추가유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정보통신 관련종목을 주로 매수하고 있는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2주간(2월 21∼29일)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순매도해온 국민은행과 SK 주택은행 삼성증권 제일제당 등의 대형주는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는한 약세를 보일 전망.

이밖에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중소형주의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중소형주의 주가상승률이 높지만 미국 뉴욕증시의 소형주지수인 러셀 2000지수의 상승률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것.

대우증권 조재훈과장은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러셀20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과 미국 증시의 동조화현상이 지속된다면 우리 소형주들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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