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환율 내렸는데 소비재값은 그대로』

  • 입력 1999년 2월 12일 19시 36분


대부분의 소비재 제품들이 환율이 오를 때는 환율상승분 이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환율이 떨어질 때는 환율하락분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IMF사태 직전인 97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15개월간 ‘환율변동과 소비재 물가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소비재 업체들이 환율급등을 이유로 크게 올렸던 가격을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선 뒤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가격인하 여지가 많다고 결론지었다.

비누의 경우 IMF직후 환율상승에 따른 비용증가율은 10.9%에 불과했으나 실제가격은 62.4%가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휘발유도 환율상승으로 8.7%의 비용증가 효과가 있었으나 가격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39.1%에 달했다.

경유 등유 등은 교통세 인상과 맞물려 97년 11월부터 98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거의 두배 가까이 올랐고 설탕은 이 기간 중 71.8%, 밀가루는 71%, 식용유 53.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빵 과자 우유 사탕 조미료 등 대부분의 소비재 제품 가격이 환율변동에 따른 비용증가보다 훨씬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들어 원화의 달러 환율이 지난해 초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가격을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특히 가공식품과 유류제품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져 사탕 아이스크림 빵 과자 조미료 등은 지난해 2월 이후 환율이 하향안정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까지 지속적으로 평균 5% 이상 가격을 인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환율상승기였던 97년 11월부터 98년 1월까지 환율이 소비재 물가에 미친 인상요인은 14.6%였으며 98년 2월부터 98년 12월까지 환율하락기에는 -5%의 물가하락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환율하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물가의 추가하락 요인이 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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