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포철인수」다크호스 부상…기업들 인수전 돌입

  • 입력 1998년 7월 5일 20시 11분


이달부터 시작될 공기업 민영화는 사실 IMF 체제하에서 돈가뭄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국내 대기업들에는 ‘그림속의 떡’이다. 사운을 걸고 인수특별팀을 가동했던 1,2년전과 딴판.

그러나 자금사정이 비교적 여유로운 5대그룹과 자금 동원능력이 있는 중견그룹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그룹의 미래를 위해서 다소 버겁더라도 외국기업과 공동으로 지분확보에 나설 태세다.

5대그룹중엔 제철 및 발전설비 사업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던 현대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다. 현대는 5공화국 시절 한국중공업의 전신인 현대양행을 ‘강제로 빼앗겼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현재 한중 본사 건물에 대한 소유권반환청구소송이 대법원에 계류중이기도 하다.

포항제철에 대한 지분참여 가능성도 크다. 현대는 90년대 들어 제철사업 부문을 강화해왔고 자동차 선박사업을 통해 국내기업중 철강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포철이 통신서비스업체인 신세기통신을 자회사로 두고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포철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2001년 동일인 지분한도(3%)가 폐지될 때를 대비해 외국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는 또 9.1%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종합기술금융 인수도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금강산개발과 구조조정 빅딜 등 현안이 많아 공기업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게 현대측 공식입장.

삼성과 대우는 한중에 관심이 크다. 대우는 특히 대우중공업의 선박엔진을 한중에서 도입하고 있고 한중 창원공장이 대우 옥포조선소에서 가까워 인수의 실익이 만만찮다.

삼성은 기아인수 가능성에 자금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기아인수에 실패할 경우 한중 발전부문이나 신세기통신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화학 에너지가 주력부문인 LG는 한중 발전설비와 가스공사에 관심이 컸다. 지난해 초까지 공기업 인수를 목표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에너지가 주력인 SK도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에 관심이 적지 않다.

5대그룹 외에는 롯데그룹이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자금사정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진 롯데그룹은 신격호(辛格浩)회장이 제철사업에 관심이 크고 포철 설립시 물밑에서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회장 특유의 경영 계산법상 1조∼2조원의 자금으로 자산가치가 19조원에 이르는 포철에 눈독을 들일 만하다는 것. 기업 이미지에 부합하는 담배인삼공사 인수에 참여할지도 관심거리.

〈박래정·김종래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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