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외형확대 위주의 투자, 투자재원의 차입의존도 심화」.
국내 기업이 실시하는 설비투자의 전형적인 양대 특징이다.
국내 기업들은 생산 및 재고조정이 어려운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외형확대 위주의 설비투자를 실시, 경기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가운데 69%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였으며 합리화 및 연구개발투자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일본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설비투자유형은 △생산능력확대 44.3% △합리화 및 연구개발투자 43%로 엇비슷했다.
또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설비투자 재원의 60.6%(제조업은 72.8%)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지난 90년 47.8%였던 차입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차입의존도는 19.6%로 자기자본 중심의 설비투자를 실시한다는 점에서 한일 기업인의 경영관에 뚜렷한 차이를 엿볼 수 있다.
한은은 특히 국내 기업들이 투자하는 설비의 대부분이 수입자본재로 설비투자를 많이 할수록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경제의 구조전환이 필요한 불황기일수록 구조조정과 생산합리화를 위한 투자가 증가해야 한다』면서 투자재원의 자립도를 높이고 기술집약형 벤처기업 및 경공업부문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