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남 대원 찾아요” 70년된 의용소방대원 사직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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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4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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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10월 31일 작성된 방공단(현 의용소방대) 김일남 대원의 사직서. 경기도 제공
1953년 10월 31일 작성된 방공단(현 의용소방대) 김일남 대원의 사직서. 경기도 제공
70년 만에 한 대한민국 의용소방대원의 사직서가 발견됐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사직서의 주인공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경기도 소방은 1953년 10월 31일 작성된 방공단(현 의용소방대) 김일남 대원의 사직서를 공개했다. 방공단은 6·25전쟁 중 의용소방대를 개편해 만든 조직이다. 소방 활동과 전쟁 중 적기 공습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방공(防空)업무를 수행했다.

경기도 소방은 남양면 방공단의 근무일지철을 조사하던 중 사직서 한 장을 발견했다. 경기도 소방은 간략하게 작성되는 요즘 일반 사직서와 달리 김 씨의 사직서는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작성했던 걸로 평가했다.

경기도 소방은 김 씨를 찾아 사직서의 영인본(影印本)을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인이 됐다면 후손들이라도 찾겠다고 밝혔다. 당시 방공대원이 대부분 젊은 청년이었던 걸 감안하면 현재 김 씨는 100세 전후의 고령일 걸로 예상된다.

안기승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은 “이 자료는 경기도의 중요한 소방사료”라며 “동시에 김일남 단원이나 후손에게는 70년 전의 활동을 회상할 수 있는 자료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방은 “김일남 씨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드린다”며 “화성시 남양읍사무소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일남 씨에 대한 제보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언론공보팀(031-231-0350)으로 하면 된다.

최근 경기 화성시 남양119센터에서 발견된 의용소방대 근무일지. 이 일지는 1953년 5월 한국전쟁 당시에 작성된 것으로 소방대 근무일지 중 가장 오래됐다. 경기도
최근 경기 화성시 남양119센터에서 발견된 의용소방대 근무일지. 이 일지는 1953년 5월 한국전쟁 당시에 작성된 것으로 소방대 근무일지 중 가장 오래됐다. 경기도

한편 지난 1월 16일 경기도 소방은 화성군 남양면 의용소방대가 1953년 5월 13일부터 10월 24일까지 약 5개월10일 동안 작성한 근무일지철 1권을 공개했다.

기록을 살펴보면 당시 의용소방대가 지금의 소방관서와 같이 매우 체계적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야간은 물론 휴일에도 근무하는 365일 24시간 근무 체제로 운영됐다. 특히 근무일지는 70년 전 의용소방대와 관련된 구체적인 기록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다음은 사직서 전문이다.
사직원서(辭職願書)

본인이(本人以) 단원(團員)으로 수년간 근무 중(數年 間 勤務 中)이던 바 금번(今番) 가정상 형편(家庭 上 形便)으로 사직(辭職)하오니 허가(許可)하야 쥬심을 복망(伏望)하나이다.

남양면 방공단장 귀하(南陽面 防空團長 貴下)

단기(檀紀) 4286년 10월 31일 방공단원 김일남(防空團員 金日男)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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