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재신청 “진실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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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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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반대 서명 제출

태평양전쟁 기간, 사도광산에서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강제노역을 했다. 사진은 사도광산 내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 제공
태평양전쟁 기간, 사도광산에서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강제노역을 했다. 사진은 사도광산 내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 제공
최근 일본 정부의 ‘사도(佐渡)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제 재신청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사도광산의 진실을 담은 서한을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보냈다.

서 교수는 2일 공개한 서한에서 “일본 정부는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 에도시대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동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는 유산이 지닌 ‘전체 역사’를 외면한 처사이자, 유네스코의 보편적 가치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15년 군함도 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시킬 때 일본 정부는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노역을 했다’고 말하며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그러나 지금까지도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게 바로 일본의 본모습“이라며 ”더 이상 일본의 역사 왜곡에 속지 말고, 이번에는 유네스코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 및 세계 각 국의 누리꾼 10만 명 이상이 동참한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반대 서명’ 결과도 함께 첨부했다.

이날 서 교수는 성명을 세계유산센터장은 물론 유네스코 190여 개 회원국과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모든 회원국 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는 “사도광산에 관한 세계적인 유력 매체의 광고 집행, 다국어 영상 제작 및 전 세계 배포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사도광산 강제노역의 역사적 진실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의 전경. 중간에 움푹 패여진 부분은 17~18세기 금광 개발 초기에 손 도구를 사용해 파 내려간 흔적으로 알려져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 제공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의 전경. 중간에 움푹 패여진 부분은 17~18세기 금광 개발 초기에 손 도구를 사용해 파 내려간 흔적으로 알려져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 제공

한편 더 재팬 타임스 등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지난달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까지 전통 수공예품을 만든 광산”이라며 “산업 기술과 생산 시스템의 사용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사도광산은)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반발에 대해선 “국제사회에 철저히 설명해서 그 가치가 인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같은 날 이도훈 한국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성명을 통해 주한 일본 대사관 대리인 나미오카 다이스케 경제공사을 불러 정식 항의를 했다. 함께 한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으로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를 포함한 국제 사회와 함께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전시 동안 강제 노동을 당한 사람들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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