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디즈니 공주 ‘라야’ 등장…제작진이 말하는 그녀의 특징은?

김재희 기자 입력 2021-01-31 15:47수정 2021-01-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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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스틸컷
“‘모아나’ 이후 13번째 디즈니 프린세스는 누구일까?‘

디즈니 팬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질문이다. 디즈니의 첫 공주인 백설공주부터 신데렐라, 오로라(잠 자는 숲속의 미녀), 에리얼(인어공주), 벨(미녀와 야수), 자스민, 포카혼타스, 뮬란, 티아나(공주와 개구리), 라푼젤, 메리다, 모아나까지. 백설공주가 나온 1937년 이래로 70여 년간 공고한 팬덤을 구축한 이들이기에 디즈니는 ’디즈니 프린세스‘라는 프랜차이즈를 만들었고, 새로운 공주가 탄생할 때마다 ’대관식‘을 열어 이들이 ’디즈니 프린세스‘가 됐음을 선포했다.

모아나 이후 5년 만에 디즈니 공주가 나왔다. 3월 개봉하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Raya and the last dragon)의 주인공 ’라야‘다. 라야는 디즈니가 선보이는 최초의 동남아시아 공주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쿠만드라‘ 섬이 사람들의 다툼으로 분열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돌로 변하게 되자 라야가 아버지를 구하고 사람들을 통합하기 위해 쿠만드라에 남은 마지막 용 ’시수‘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렸다.

22일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만든 돈 홀 감독, 오스냇 슈러 PD, 작가 아델 림 등 6명의 제작진을 화상으로 만났다. 홀 감독은 ’빅 히어로 6‘(2014)로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슈러 PD는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작이었던 모아나의 PD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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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새로운 공주를 선보일 때마다 기존의 공주에게 없었던 특징을 부여했다. 자스민은 처음으로 바지를 입었고, 에리얼은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공주가 된 첫 사례였다. 기존 디즈니 공주들과 라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슈러 PD는 ’책임감‘을 들었다. 외적인 모습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해나가려는 라야의 의지를 더 중요한 특징으로 꼽은 것.

”디즈니의 여성 주인공이라고 해서 모두 공주일 필요는 없기에 라야를 공주로 정할 지를 두고 내부에서도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녀를 공주로 정한 건 라야가 분열된 사람들을 통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길 바랐기 때문이에요. 라야는 쿠만드라의 리더였던 아버지를 잃은 상황에서 자신이 아버지 대신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죠. 통치자의 딸로서 갖는 책임감을 드러내기 위해 라야를 공주로 정했습니다.“ (오스냇 슈러)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19세에 미국으로 건너 온 림 작가는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정신‘을 라야에 담았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는 강인한 여성 리더가 많은 곳이에요. 사회적 지위도 높은 편이고요. 이러한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정신을 라야가 대변할 수 있길 바랐어요.“ (아델 림)

영화에서 라야와 그녀의 친구들은 사원에 들어가기 전 신발을 벗는다. 신성한 장소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 동남아시아 문화를 반영했다. 식사 장면에서는 테이블 위에 음식을 놓는 위치까지 동남아시아 전통을 따랐다.

”쿠만드라는 허구의 세계지만 동남아시아 물의 신 ’나가‘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를 만들게 됐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라오스,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동남아 국가들을 탐방했고, 그곳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유적지를 돌아보며 문화를 체득했죠. 언어학자, 건축가, 안무가 음악가 등 동남아시아 문화 전문가들로 구성된 ’동남아시아 스토리 트러스트‘(Southeast Asia Story Trust)를 구성해 이들로부터 동남아시아 문화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배웠습니다.“

스토리 트러스트는 디즈니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자문을 구하는 시스템이다. 모아나를 만들 때도 폴리네시아 지역 출신 전문가로 구성된 스토리 트러스트를 만들었다.

제작진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신뢰‘다. 사람들 간 배신으로 분열된 쿠만드라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신뢰라는 점에 모두 공감했다.

”쿠만드라는 엄청난 생존의 위협이 도사리는 땅입니다. 이곳에서 캐릭터들이 서로를 믿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죠. 영화 제작 도중 팬데믹이 터져 현실세계에서 생존의 위협과 마주했고, 그로 인해 사람들 간 불신이 싹트는 걸 목격했어요.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을 매 순간 실감했죠.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팬데믹 시대에 무엇이 필요한지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돈 홀)

디즈니는 끊임없이 공주 캐릭터의 인종과 국가의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자스민은 디즈니의 첫 ’비(非) 백인‘ 캐릭터였고, 뮬란은 중국인, 모아나는 폴리네시아인이었다. 개인적인(Personal) 이야기를 꺼내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영화에 담아내고자 하는 회사의 문화가 바탕에 깔려있다.

”디즈니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개인적이에요. 개인적 이야기를 하도록 장려하는 분위기가 기본으로 깔려있기 때문이죠. 모아나 때도 한 직원이 ’폴리네시아의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고 하자 ’재밌겠다. 해보자‘고 한 목소리를 냈죠. 개인적인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오스냇 슈러)

”디즈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최대한 넓게 담아내려고 해요. 우리 영화가 인종과 국가를 넘나드는 다양한 그룹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늘 확인하죠.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진솔한 열망은 디즈니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입니다.“ (돈 홀)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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