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무거운 행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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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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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최철한 9단
도전기 결승 1국 5보(82∼98)

이창호 9단은 흑을 공격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어깨 짚기를 택했다. 백 82다. 행마 중에 어깨 짚기는 가볍게 움직일 필요가 있을 때나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때 흔히 두는 수법이다.

흑 85 대신에 86으로 젖혀 두게 되면 백은 85 자리에 놓아 중앙을 틀어막는다. 그렇게 되면 중앙의 백돌들과 호응해 웅장한 백 세력이 펼쳐진다. 그것이 싫어 최철한 9단은 흑 85로 중앙으로 나왔는데, 백 86으로 흑은 미생마가 됐다.

두 대국자는 좌변을 두어가고 있지만 속으로는 우변의 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한폭탄처럼 째깍째깍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머리를 때리고 있는 상황이랄까. 아무래도 백보다는 흑이 행동에 제한을 받는 상황이다.

흑 87이 무거웠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한 칸 뛸 곳. 흑 5로 사뿐하게 어깨를 짚어 타개하는 모습이 경쾌하다. 타개의 맥으로서도 어깨 짚기는 유효하다.

흑 91 역시 경직된 행마. 백에게 92로 둘 수 있는 리듬을 줘 백이 편해졌다. 참고 2도처럼 흑 1, 3으로 행마할 곳. 백 4로 받으면 흑 5로 두어 자세를 잡는다. 흑 5는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자리였던 셈이다.

흑 93, 95로 자세를 취해 보지만 백 96이 좋은 곳이어서 백이 우세를 잡았다. 흑 87, 91의 무거운 행마 때문에 형세가 순식간에 백 쪽으로 기울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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