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아쉬운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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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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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 7단 ● 최철한 9단
도전자 결정전 2국 총보(1∼252) 덤 6집 반 각 3시간

이번 대국은 김지석 7단에게나 최철한 9단에게나 중요한 판이었다. 김 7단은 이기면 국수전 도전자가 될 수 있는 판이고, 최 9단은 반드시 이겨야 다음 판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탓인지 양측은 포석을 조심스럽게 두어갔다.

최 9단은 우변에 중국식 포석을 펼쳤고, 김 7단도 멀찍이 둬갔다. 싸움꾼인 두 사람답지 않게 유연한 포석이었다. 이 대국은 34수까지 그 며칠 전 박영훈 9단과 홍민표 7단의 대국과 똑같았다.

이후 최 9단은 흑 35로 한 칸을 뛰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178 날일(日)자가 더 좋았다는 게 국후 검토 때 확인됐다. 고전의 시작이었다. 이어 최 9단은 흑 29로 끊어간 점의 뒷맛을 살리기 위해 41로 두어 갔으나 악수였다. 43도 의문수. 흑 41을 둔 마당에는 손을 빼고 대세점인 우하귀를 지켜야 했다. 흑이 연속 헛손질한 틈을 타 김 7단은 기분 좋게 백 44로 두어간다.

그러다 김 7단이 마음을 너무 놓았다. 최 9단은 81로 끊어가 추격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김 7단은 이후에도 집이 많다고 보고 백 중앙 6점을 주고 양보했다. 김 7단은 좌변의 흑돌이 완벽하게 살아 있는 형태가 아닌 만큼 이들을 잘 공략해가면서 상변 백진을 키우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보았다. 상변 백진이 어느 선에서 집이 지어질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김 7단은 흑의 약점을 이용해 120으로 상 중앙을 틀어막고 122를 뒀다. 맥점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흑 3점을 잡았지만 백진이 생각보다 많이 깨졌고, 선수마저 빼앗겼다. 그리고 마지막 승부처 하변에서 최 9단은 깊은 수읽기를 바탕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김 7단으로서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79=51, 85=54, 202=5, 237=214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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