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천상의 소리’가 풀어내는 성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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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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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 씨가 이끄는 ‘하피데이’의 ‘크리스마스 드림’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영롱한 하프 음색으로 성탄 콘서트 ‘크리스마스 드림’을 펼치는 곽정 씨(왼쪽)와 그가 이끄는 하피데이 앙상블. 사진 제공 스테이지원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영롱한 하프 음색으로 성탄 콘서트 ‘크리스마스 드림’을 펼치는 곽정 씨(왼쪽)와 그가 이끄는 하피데이 앙상블. 사진 제공 스테이지원
성탄과 연말 시즌에 어울리는 악기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악기는 ‘핸드벨’이다. 그러나 이 악기는 연주법에 제한이 커서 표준적인 악기 분류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오케스트라에 쓰이는 악기 중에서 하나를 꼽아본다면? 핸드벨 이상 영롱하게 빛나는 음색을 가진 악기, 하프를 빼놓을 수 없다. 크리스마스이브 꿈속의 환상을 그린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에서도 하프는 흩날리는 눈송이를, 아름다운 꽃 장식을, 은은한 열정을 표현하며 종횡무진 활약한다.

아름다운 하프 음색으로 성탄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드림’ 콘서트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7시 반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다. 하피스트 곽정 씨와 그가 이끄는 ‘하피데이 앙상블’이 현악 8중주와 협연해 ‘루돌프 사슴코’를 비롯한 세계 각국 캐럴과 앤더슨의 ‘썰매타기’ 등 겨울에 CF 등을 통해 듣기 쉬운 음악을 선보인다. 디즈니 영화음악과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같은 달콤한 사랑의 멜로디도 연주한다. 플루티스트 이소영 씨가 가세해 ‘하프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악기’로 알려진 플루트를 연주하면서 화려한 합주 음색에 방점을 찍는다.

연주회를 이끄는 곽정 씨는 “날이 날인만큼 그저 앉아서 보고 즐기는 콘서트에 그치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종로엔 요즘 색색 불빛으로 장식한 가로등이 아름답잖아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이 아름다운 거리를 찾을 연인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죠.”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 잠깐의 연습으로 훌륭한 연주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모은 ‘하프 소품’도 나누어 줄 계획. 깜짝 초대 손님도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 밖에도 몇 가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더 밝힐 수는 없다며 그는 웃음을 지었다.

많은 사람이 하프를 ‘부자의 악기’로 알고 있다. 사실일까. 곽 씨는 한마디로 ‘명백한 오해’라고 말했다. 프로 연주자들이 쓰는 악기들을 비교하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켜는’ 현악기들이 훨씬 비싸다는 것. 게다가 요즘엔 일반인들을 위한 100만 원 대 하프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3개월 된 그의 아들도 어른 무릎 높이보다 약간 큰 ‘어린이용 하프’를 좋아해 하루 종일 소리를 내고 논다고 그는 설명했다.

곽 씨는 1994년 인디애나 음대를 최우수 연주자 상을 수상하며 졸업했고 이스트먼음대 석사과정에서 이 대학 역사상 최초로 하프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석사를 취득했다. 1997년 처음 내한한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주빈 메타)가 협연자로 그를 선정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하피스트 K’라는 이름으로 전자 하프 연주를 선보여 대중에게 다가서기도 했다. 출산과 육아로 2년 동안의 공백기를 가진 뒤 올해 무대에 돌아왔다. 그는 “전자 하프는 음량이 크고 음색이 강해 성탄의 영롱한 분위기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이번 콘서트에서는 연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만3000원. 02-780-5054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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