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80>願乘長風, 破萬里浪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4분


願(원)은 祈願(기원)이나 所願(소원)처럼 바라다 또는 희망하다의 뜻이다. 乘(승)은 乘車(승차)처럼 탈것에 타다의 뜻, 乘機(승기)처럼 기회나 때를 타다의 뜻이 있다. 또 수레나 말을 이르는데 원래는 네 말이 끄는 수레를 가리킨다. 長風(장풍)은 멀리서 오는 바람 또는 큰 바람이다. 여기서는 멀리까지 가는 큰 바람으로 풀이된다.

破(파)는 깨뜨리다 또는 깨지다의 뜻이다. 破琴(파금)은 知己(지기)를 잃고 실망하여 능력발휘를 포기함을 이른다. 춘추시대에 거문고의 명인 伯牙(백아)가 자기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해주던 鍾子期(종자기)가 죽자 거문고를 부수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浪(랑)은 波浪(파랑)처럼 물결을 뜻한다. 浪花(낭화)는 물결이 부딪쳐 생기는 물방울과 거품이다. 방탕하다는 뜻도 있다. 浪人(낭인)은 물결에 떠다니듯 거처가 일정치 않은 사람 또는 방탕한 사람이다. 浪費(낭비)나 浪說(낭설)처럼 헛되거나 쓸데없다는 뜻도 있다.

이 구절은 남조시대의 宗慤(종각)이 어릴 때 한 말로, 원대한 지향과 진취적 기상이 돋보인다. 후일 李白(이백)은 ‘行路難(행로난)’에서 “멀리 가는 큰 바람 타고 파도 부술 때 오리니, 구름 같은 돛 바로 달고서 푸른 바다 건너리라”라고 하여 이 구절을 활용했다. 원문은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인데,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미국에서 인용해 양국관계를 함축했다.

지향이 원대하고 기상이 진취적이지 않고는 큰일을 이룰 수 없다. 그 지향과 기상의 형성에는 타고난 기질도 중요하지만 소년기의 교육과 환경이 더욱 결정적이다. 沈約(심약)이 편찬한 남조시대 역사서 ‘宋書(송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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