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만 달랐지 ‘그 코너 그 개그’… 방송 3사 소재 닮은꼴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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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개그 프로그램의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코너들. 위부터 KBS2 ‘개그콘서트’의 ‘야야야 브라더스’, MBC ‘개그야’의 ‘크레이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보이스 포 맨2’. 사진 제공 각 방송사
지상파 3사 개그 프로그램의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코너들. 위부터 KBS2 ‘개그콘서트’의 ‘야야야 브라더스’, MBC ‘개그야’의 ‘크레이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보이스 포 맨2’. 사진 제공 각 방송사
남자들이 기타를 치며 폼을 잡고 노래를 부른다. “불량배에게 시달리던 여자를 용감하게 구했다”로 시작한 노래는 갑자기 엉뚱한 가사와 우스개 행동으로 바뀐다.

이처럼 ‘반전형 음악 개그’는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일 오후 8시 55분)의 ‘야야야 브라더스’, MBC ‘개그야’(월 오후 11시 15분)의 ‘크레이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일 오후 6시 40분)의 ‘보이스 포 맨2’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다. 지상파 3사에서 서로 닮은꼴 개그를 앞 다투어 내놓고 있는 셈이다.

‘야야야 브라더스’는 멕시코 의상을 입은 남자 세 명이 영화 ‘데스페라도’에 나온 음악을 ‘야야야송’으로 개사해 부른다. 윤성호가 엉뚱한 행동을 하면 머리를 때리고 ‘야야야’를 외치는 식이다. ‘웃찾사’의 ‘보이스 포 맨2’도 기타 반주에 맞춰 “앞에 계신 예쁜 여자분, 눈사람을 닮았다”라고 노래하다 “눈사람처럼 밋밋하게 생겼다”며 반전을 준다. ‘개그야’의 ‘크레이지’에 등장하는 정성호는 점잖게 ‘올챙이송’을 부르다가 다리를 쭉쭉 뻗는 등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인다.

수입 명품을 좋아하는 젊은 여성을 비꼬는 ‘된장녀’를 소재로 한 개그 형식도 닮은꼴을 내놓고 있다. ‘개그야’의 ‘사모님’, ‘명품남녀’와 ‘웃찾사’의 ‘퀸카 만들기 대작전’도 내용이 서로 닮았다.

시골을 배경으로 천진난만한 어린이와 노인을 내세우는 개그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웃찾사’의 ‘맨발의 코봉이’는 마을 이장(김늘메)과 손자 코봉이(장재영)가 데이지(손명은)의 뚱뚱한 체형을 놀리는 게 웃음의 소재다. ‘개그야’의 ‘아홉살 인생’도 산골에 사는 할머니(함효주)와 순박한 손녀 복순이(이선미), 동네꼬마 완달이(김완기)가 서로 골탕을 먹인다.

주철환(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지상파 3사의 닮은꼴 개그에 대해 “웃음의 코드와 유행이 비슷한 데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워 다른 방송사의 인기 코너를 차용한 결과”라며 “참조가 지나쳐 표절한 정도가 되면 시청자가 먼저 외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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