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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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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이와 승준이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다. 현정이는 피아노가 있는 이층집에 산다. 옆집 반지하 단칸방은 승준이가 사는 곳이다.
학습대백과나 전과도 없고, 학원도 다니지 않는데 무엇이든 잘하는 학급반장 승준이. 현정이는 그런 승준이와 늘 비교당하는 것이 싫다. 그래서 지겹지만 열심히 피아노를 친다. 현정이가 승준이보다 잘하는 한 가지가 피아노 연주이기 때문이다.
“학교 예술제에서 피아노 솜씨를 뽐낼 거야. 승준이 코도 납작하게 눌러주고.”
피아노가 없는 승준이는 종이에 피아노 건반을 그려 베개 위에 올려놓고 연습을 한다. 하지만 어떤 소리가 날지는 알 수가 없다. 현정이는 갈등한다. 피아노만이라도 승준이를 이기고 싶다. 하지만 가여운 승준이에게 잠시나마 피아노를 빌려주고도 싶다.
다세대주택가를 배경으로 한 소박한 이야기에 동양화풍의 질박한 그림이 곁들여져 따뜻한 여운을 더해 준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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