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와리의 멍청이’[임용한의 전쟁사]〈402〉

  • 동아일보

일본 전국시대 철없는 생활로 ‘오와리(현 나고야 일대)의 멍청이’라 불렸던 26세의 다이묘(영주) 오다 노부나가는 1560년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는다. 이웃한 스루가의 다이묘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오다의 영지를 침공한 것이다. 이마가와의 병력은 2만5000명, 오다의 병력은 고작 2000명에 불과했다.

이마가와는 강력한 무사단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 부대를 서쪽 해안길로 북상시키고, 자신은 오케하자마 고갯길로 진출했다. 도쿠가와 쪽에서는 삼각형으로 포진해 오와리 국경을 지키던 3개의 요새를 단숨에 함락했다. 승리를 자신한 이마가와는 오케하자마에서 편안하게 야영을 했다.

그때 갑자기 쏟아진 비를 뚫고 강행군을 한 오다 군대가 이마가와를 덮쳤다. 좁은 고갯길이라 병력의 우위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측근에게 둘러싸여 고개 아래로 도주하던 이마가와는 300m도 채 가지 못하고 살해됐다. 이 승리는 오다를 단숨에 전국시대의 기린아로 둔갑시켰다. 너무나 극적인 전투였기에 오다의 운이 좋아서 승리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오다는 며칠 전 이 현장을 답사했다. 오와리의 멍청이는 잘못된 별명이었다. 그는 시대를 앞선 통찰을 보이며 파격적인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이 평범한 이들에게 이상하게 보였을 뿐이다. 철저한 준비, 효율적인 정보체제, 상대의 예측을 뛰어넘는 기동, 지형 파악…. 오다는 극적인 승리를 위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 노력과 준비가 있었기에 기습이 가능했다. 반면 이마가와의 본진이 있던 자리는 현재 사찰이 들어서 있는데, 지형이 많이 변했어도 적을 앞에 두고 절대 야영을 해선 안 되는 자리였다. 이마가와는 상대를 얕보고, 근거 없는 예단을 하며 전술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아주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우연한 승리란 없다. 극적인 승리일수록 자격 있는 자가 쟁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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