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주인공이며 아마존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멜라니아’의 한 장면. 아마존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이 불발되는 등 남아공과 미국의 갈등이 확산일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미국의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아프리카 최대 경제 규모를 갖춘 남아공을 정상회의에서 배제해 논란이 됐다.
1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 세계에서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가 남아공에서 상영이 불발됐다. 남아공 배급사인 필름피너티는 NYT에 “최근 상황을 고려해 영화를 개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며 외부의 압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멜라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재집권하기 직전 멜라니아 여사가 20일간 겪은 일들을 다뤘다.
멜라니아 트럼프가 28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장 벨을 울리는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다큐 영화 ‘멜라니아’ 포스터 앞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6.01.30 뉴욕=AP 뉴시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은 것이 이번 영화 개봉 불발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이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토지수용법’을 두고 기득권층인 백인 아프리카너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해왔다. 토지수용법은 정부가 심사를 거쳐 공공이익 등을 위해 농장주로부터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면전에서 남아공의 백인 농부 학살 의혹을 주장해 외교결례 논란을 빚었다. 남아공산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원조 프로그램을 삭감하는 조치에도 나섰다. 지난해 남아공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여를 보이콧한 데 이어 올해 G20 의장국을 맡은 걸 계기로 남아공을 정상회의에서 배제하고 폴란드를 초청했다. 이에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G20 정상회의에서 탈퇴하겠지만 내년에 영국이 의장국이 되면 다시 참석하겠다”고 응수했다.
남아공은 올 초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해군 합동훈련을 하며 미국에 맞섰다. 남아공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을 주축으로 한 신흥 경제국 연합체) 회원국이다. 남아공은 올 초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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