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봉작만 성공?…공포영화 떨고있다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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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제일 먼저 개봉한 공포영화만 성공한다는 영화계의 속설이 입증되는 것인가.

올해 여름 첫 공포영화로 6월 28일 개봉된 ‘아랑’이 지난 주말인 15,16일까지 전국 관객 108만 명을 모으며 선전하고 있다. 반면 톱스타 고소영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은 ‘아파트’는 56만 명으로 기대보다는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해에도 처음 개봉(6월 30일)된 ‘분홍신’이 100만 관객을 넘겼을 뿐 ‘가발’ ‘첼로’ ‘여고괴담4-목소리’ 등은 흥행에 실패했다. 2003년의 경우 첫 타자였던 ‘장화 홍련’(6월 13일 개봉)이 312만 명의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 홍보대행사 ‘젊은기획’ 윤숙희 대표는 “영화 관객이라면 여름에 공포영화를 최소한 하나는 보기 때문에 초기에 개봉해야 유리하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4년 여름에는 처음 개봉된 공포영화 ‘페이스’가 참패하고 바로 뒤이은 ‘령’이 110만 명을 기록했다. 뒤 이어 8월에 개봉된 ‘시실리 2km’나 ‘알포인트’는 각각 200만, 170만의 성적을 거뒀으며 ‘분신사바’도 100만 명을 넘겼으니 꼭 맞는 속설은 아닌 셈. 2003년에도 8월에 개봉한 ‘여고괴담 3-여우계단’이 178만 명을 기록했다.

이 속설과 관련해, 공포영화가 매너리즘에 빠져 후반작으로 갈수록 관객들이 흥미를 잃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씨는 “‘아랑’이나 ‘아파트’도 일본 공포영화나 성공한 몇몇 한국 공포영화의 관습을 고스란히 이용해 관객에게 전혀 자극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배경이나 인물 사이의 갈등, 귀신의 모습 등이 계속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

영화평론가 김영진 씨는 “올해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성형수술을 소재로 한 도지원 주연의 ‘신데렐라’와 존경이 대상이었던 선생님이 살인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나오는 오미희 주연 ‘스승의 은혜’ 등이 8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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