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거친 산 오를 땐 독재자가 된다’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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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산 오를 땐 독재자가 된다/김경준 지음/196쪽·1만 원·에디터

아시아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좌 완등(完登) 위업을 달성한 ‘등반대장’ 엄홍길. 엄 대장에게서 컨설턴트인 저자가 발견한 것은 등산 기술이 아닌 경영학이다. 사소한 것은 무시하되 핵심에 집중하고 권한을 과감히 위임하는 리더십이 엄홍길의 실천 덕목이다.

엄홍길은 정신력과 철저한 준비를 중시한다. 1988년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그였지만 이후 실패가 이어졌고 동상으로 발가락도 잃었다. 좌절 속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스페인 팀과 동반 원정길에 올라 목표를 이루는 혁신가의 모습이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기업가처럼.

1999년,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안나푸르나 정상에 선 엄홍길은 ‘정상을 잠시 빌릴 기회를 허락’받은 데 대해 신께 감사했다. 시장과 고객을 놓고 도전하는 기업가에게도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중요한 순간에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짧은 순간에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엄홍길의 모습은 독재자의 그것이다. 기업 리더가 그렇듯이.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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