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화백 독자 40명과 ‘맛있는 수다’

  • 입력 200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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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식객’의 저자 허영만 씨(오른쪽)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식당 ‘식객’에서 애독자들과 서산 막걸리로 건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만화 ‘식객’의 저자 허영만 씨(오른쪽)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식당 ‘식객’에서 애독자들과 서산 막걸리로 건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식객들 오셨나요. 한바탕 먹어봅시다.”

본보에 ‘식객’을 인기리에 연재 중인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진짜 ‘식객(食客)’들과 만났다. 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식당 ‘식객’에서 누리꾼 애독자 40명과 만난 것. 이날 행사는 포털사이트 ‘파란닷컴’이 주최했다. ‘식객’은 식재료를 파는 트럭 행상 성찬이 맛의 장인들을 찾아 전국을 누비며 각종 요리 비법 등을 소개하는 만화다.

오후 7시 30분 식당에 모인 허 화백과 40명의 애독자는 ‘식객’ 만화에 소개된 요리인 과메기, 삼합, 안동 간고등어 구이 등과 서산 막걸리를 먹었다.

“저는 ‘식객’을 그리기 전부터 라면 김밥 같은 것으로 한 끼를 때우는 걸 싫어했어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한 끼인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정성이 담긴 음식을 먹어야지요. 음식 잘하는 아내를 얻으면 하루에 3번 감동을 받을 수 있죠.”(웃음)

대학생 김경태(25·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씨는 “만화에서만 보던 과메기와 삼합을 처음 먹어 본다”며 “‘식객’을 통해 한국 음식 문화에 담긴 의미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가 한 순배 돌자 허 화백과 팬들은 일본의 유명 요리 만화 ‘맛의 달인’ ‘미스터 초밥왕’으로 화제를 옮겼다.

“처음에는 고민 많았어요. 특히 내가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방법이 ‘맛의 달인’과 비슷해서 아류라는 소릴 들을까봐 걱정도 했죠. 하지만 (형식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우리만의 음식 얘기를 꾸준히 풀어 나가자고 생각했죠.”(허 화백)

울산에서 왔다는 독자 김영옥(35·울산 남구 달동) 씨는 “‘식객’에 담긴 정교한 요리 얘기도 뛰어나지만 요리 뒤에 숨어 있는 사람 이야기가 너무 훈훈하다”고 말했다.

참석한 독자들이 어릴 때 허 화백의 만화를 보다가 부모님에게 혼난 경험을 얘기하자 허 화백은 “우리 마누라도 자식들이 만화 보면 뭐라고 그래서 내가 한참 쳐다본 적 있다”며 웃었다. 허 화백이 꼽는 식객의 장점은 무엇일까.

“31년간 만화를 그려 왔는데, 항상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모든 걸 다 설명하기보다는 여운을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걸 중시합니다. ‘식객’은 동아일보에서 그만 그리라고 할 때까지 그릴 겁니다.”(웃음)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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