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중독재론’ 논쟁 2人…얼굴 맞대고 격론 펼친다

  • 입력 2005년 11월 1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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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대의 성격을 놓고 지상 논쟁을 펼쳐온 조희연(49·사회학) 성공회대 교수와 임지현(46·역사학) 한양대 교수가 얼굴을 맞대고 토론을 펼친다.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앙대에서 ‘해방 60년의 한국사회-역사적 궤적, 현재 속의 미래, 학문 재생산’을 주제로 열리는 학술단체협의회 연합심포지엄 집단 토론에서 조 교수는 발표자로, 임 교수는 토론자로 나선다.

집단토론회의 주제가 ‘현 단계 민주진보담론은 위기인가: 박정희 시대 재평가 문제를 중심으로’인 만큼 지난해부터 1년여간 이를 놓고 논쟁을 펼쳐온 두 사람의 격돌이 예상된다.

두 사람의 논쟁은 조 교수가 지난해 계간 ‘역사비평’ 여름호에서 박정희 시대가 지배자의 강압 못지않게 민중의 동의가 결합된 것이라는 임 교수의 ‘대중독재론’을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조 교수는 대중독재론이 대중의 순응적 침묵을 전면적이고 능동적 동의로 확대해석함으로써 박정희 독재를 정당화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임 교수는 ‘역사비평’ 지난해 가을호에 바로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조 교수의 인식에는 민중을 영웅시하고 독재자를 악마시하는 도덕적 이원론이 작용하고 있다”며 “새로운 독재의 대두를 막기 위해서는 도덕적 이원론을 넘어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논쟁은 이후 ‘역사비평’과 ‘교수신문’ 지면을 통해 계속돼 왔으나 얼굴을 맞대고 토론을 펼친 적은 없었다.

조 교수는 미리 배포한 ‘이영훈·임지현 논의에 대한 검토와 민주진보담론의 성찰’이라는 발표문에서 박정희 독재가 민중의 희생 위에 작동했다는 주장은 실증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한 이영훈(경제학) 서울대 교수의 연구와 임 교수의 대중독재론을 함께 비판했다.

그는 두 사람의 연구가 “민주진보세력의 헤게모니 약화와 민주진보담론의 정체(停滯)에 따른 반사적 현상으로 제기되는 수정담론”이라며 “이 교수의 주장이 신보수적 비판이라면 임 교수의 주장은 탈근대적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특히 임 교수에 대해 “민주진보담론의 도식화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지만 독재와 반독재를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의 발표문에는 협애성, 일면성, 과잉진보화 등에 대한 진보의 자기비판이 담겼다는 점에서 종전의 비판과 결이 다르다. 그러나 여전히 실증적 반증보다는 이념적 담론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임 교수의 기존 반론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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