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퐁당’ ‘꼭꼭 숨어라’ 우리 동요 아니라고?

  • 입력 2005년 8월 9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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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즐겨부르던 ‘퐁당 퐁당’과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 노래라면?

광복 60주년. 36년에 걸친 일제강점기의 두 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일제시대 문화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히스토리채널은 광복 60주년 기념 10부작 다큐멘터리 ‘8.15특집-일제문화잔재 60년’을 기획하고 오는 15일 첫 방송으로 ‘우리가 부르는 황국의 노래-음악 편’을 방송한다.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던 모든 것들을 빼앗긴 채 살아야 했던 일제 치하, 일본은 초등학교 음악 교실을 ‘내선 일체’의 거점으로 삼았다.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와 창가 그리고 일본의 전래 동요들이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에 실렸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아침 바람 찬 바람에’ 등 우리 것으로 알고 있는 노래들도 실은 가사만 고쳐진 것일 뿐 선율과 음계, 노래의 기본 박자에서 일본의 동요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 방송에서 우리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노래와 율동 속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살펴보고, 일제의 문화 정책이 우리 음악사와 대중가요에 미친 영향까지 추적해 볼 예정이다.

아울러 ‘희망의 나라로’의 현제명, ‘봉선화’의 홍난파 등 음악인들이 친일 노래를 작곡했다는 사실도 밝힌다.

제작진은 총 10부작 중 올해 4부까지 방송하고 내년에 6부를 추가로 제작할 계획이다.

22일 2부 ‘남산의 야스쿠니-건축 편’에서는 건축물에 남아 있는 일제의 흔적들을 살피고, 29일 3부 ‘황군을 위하여-미술 편’에서는 침략의 정당화 도구로 사용된 미술의 근대사와 함께 친일 화가들의 작품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를 찾아본다.

9월5일 4부 ‘우리 안의 황국-생활문화 편’에서는 언어에서 법, 제도에 이르기까지 일제에 의해 왜곡된 우리의 생활문화를 살펴본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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