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개그 그까이거 뭐… 1년만에 떴어요”

  • 입력 2005년 6월 30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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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대학 동기, 데뷔 동기인 개그맨 장동민(왼쪽)과 유세윤은 “때로는 라이벌, 때로는 친한 친구로 함께 뭉쳐다니다 보니 사람들도 ‘친한 녀석들끼리 뭔가 일을 저지르는 군’하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동향, 대학 동기, 데뷔 동기인 개그맨 장동민(왼쪽)과 유세윤은 “때로는 라이벌, 때로는 친한 친구로 함께 뭉쳐다니다 보니 사람들도 ‘친한 녀석들끼리 뭔가 일을 저지르는 군’하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그까이거 뭐… 그냥 대충대충 인터뷰 하면 되지.”(장동민)

“인기 있는 우리를 놓치지 않고 인터뷰하는 동아일보의 센스!”(유세윤)

KBS2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그까이거”를 외치며 수위 아저씨로 등장하는 장동민(26)과 “내 밑으로 다 조용히 해!”라며 촌스러운 패션 리더 ‘복학생’을 연기하는 유세윤(25). 두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고향 충남, 동아방송대 방송극작과 99학번, 2004년 KBS 19기 개그맨으로 데뷔.’ 최근에는 여기에 공통점 한 가지가 더 보태졌다. ‘데뷔 1년 만에 떴다’는 것.

두 사람은 라이벌 아니면 정다운 고향친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인터뷰 초반부터 둘은 짐짓 눈을 부릅뜨며 티격태격했다.

● ‘환자’와 장대관의 만남

▽장동민=“7년 전 세윤이네 집에 처음 갔는데 진짜 깜짝 놀랐어요.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틀어줬는데 웬 초등학생이 혼자 노래 부르고 연기를 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야, 세윤이는 정말 준비된 연예인이구나’라고 생각했죠. 근데 솔직히 환자 같았죠.”

▽유세윤=“동민이 형은 더 해요. 꿈이 뭐냐고 물으면 ‘무조건 유명해지는 거’라고 얘기했죠. 대학시절 내내 화려한 의상에 염색머리를 하고 나타나 제게 ‘내가 너 꼭 키워줄게’라고 큰소리만 뻥뻥 쳤죠. 가수 송대관 아저씨가 ‘큰소리 뻥뻥’이란 노래도 불렀잖아요. 그래서 별명이 ‘장대관’이었죠.”

무조건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두 사람은 대학시절 개그 동아리 ‘옹달샘’을 만들어 일찌감치 전교생을 상대로 공연을 펼쳤다. 두 사람은 졸업 후 나란히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고 지금은 ‘인터넷 인기 개그맨 순위’를 두고 경쟁하는 사이가 됐다.

● 얍삽이와 연쇄살인범의 대결

▽장=“성격은 완전 달라요. 세윤이가 얼마나 얍삽한데요. 개그콘서트 팀 아이디어 회의 할 때 의견 조율이 안 돼서 언성이 높아지면 세윤이는 자기 의견을 말하다가도 싹 빠져요. 다들 지쳐서 말 못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리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말한 다음에 자기 마음대로 하죠.”

▽유=“동민이 형은 섬뜩해요. 제가 ‘복학생’으로 주목 받고 있을 때 대기실에서 대본 연습하고 있으면 가끔 뒤통수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요. 돌아보면 동민이 형이 ‘누가 잘되나 두고 보자’라는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거예요. 동민이 형이 ‘그까이거’로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지금쯤 연쇄살인범이라도 돼서 유명해졌다고 자랑할 걸요.”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두 사람의 입씨름은 “만약 ‘복학생’과 ‘그까이거’를 바꿔 연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에 극적으로 반전됐다.

▽유=“‘그까이거’를 저도 해봤는데 동민이 형만큼 여유 있는 사투리 연기가 나오질 않더라고요. 하지만 동민이 형은 엉덩이가 홀쭉해서 저만큼 ‘복학생’을 소화할 수 있을까.”

▽장=“10년 후에는 아마도 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수 있는 개그기획사를 차려 우리 세윤이를 키우고 있지 않을까요. 그까이거 뭐 어렵나요. 그냥 대충대충 하면 되지.”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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