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뿌리읽기]<211>石(돌 석)

  • 입력 2005년 6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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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은 갑골문에서 오른쪽은 암벽을, 왼쪽은 암벽에서 떨어져 나온 돌덩이를 그렸다. 돌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했던 도구였고, 이후 갖가지 중요한 도구로 응용되었다. 그래서 돌은 침, 비석, 숫돌, 악기, 용기, 용량 단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먼저, 硯(벼루 연), 砥(숫돌 지), 碑(돌기둥 비) 등은 돌 자체를 응용한 경우인데, 硯은 눈에 보이도록(見·견) 글씨를 쓰게 먹을 가는 도구를, 砥는 돌을 밑받침(저·저)으로 삼아 칼을 가는 도구를, 碑는 하관할 때 관을 줄에 매어 내리도록 도와 주는(卑·비) 돌(石)을 말한다.

또 폄(돌 침 폄)은 돌로 만든 침을, 노(돌살촉 노)는 돌화살촉을, 砲(대포 포)는 돌을 쏘아 적을 공격하는 무기를 말했다. 지금의 大砲(대포)는 이미 돌이 아닌 화약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글자는 아직도 돌을 사용하던 옛 모습을 담고 있다.

둘째, 돌이 ‘8가지 악기 재료’의 하나이듯 악기를 만드는 데 쓰였다. 磬(경쇠 경)은 石과 聲(소리 성)의 생략된 모습으로 구성되어, 石磬처럼 돌(石)을 쳐서 소리(聲)를 내는 악기를 말한다.

셋째, 단단함은 돌의 상징이며, 단단한 돌을 가공하는 데는 여러 공정이 필요하다. 硬(굳을 경)은 돌의 ‘단단함’을 뜻하는데, 지금은 ‘소프트(soft)’의 대역어인 軟(연할 연)과 대칭하여 ‘하드(hard)’의 대역어로도 쓰인다. 硏(갈 연), 磨(갈 마), (년,연)(맷돌 년)은 각각 돌을 문질러 갈거나 돌에 마찰시켜 가는 것을 말한다.

또 破(깨뜨릴 파)는 돌의 표피(皮·피)가 몸체에서 분리되는 것으로써 ‘깨어짐’을, 碎(부술 쇄)는 돌을 부수어 돌의 최후의 단계(卒·졸)까지 가도록 만드는 공정을 형상화했다.

넷째, ‘크다’는 돌의 또 다른 상징이다. 그래서 磐(너럭바위 반)은 쟁반(盤·반)처럼 편평하게 생긴, 여럿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바위를, 碩(클 석)은 머리통(頁·혈)이 바위처럼 ‘큰’ 것을 말한다. 머리통이 크면 두뇌가 발달하여 여러 지식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는지 碩에는 碩士(석사)에서처럼 박식함의 뜻이 담겼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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