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골퍼는 돈 더 내"

  • 입력 2004년 2월 3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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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내! 왜냐구? 여자니까!"

여성골퍼들이 일부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할 때 남성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

이달부터 적용되는 국세청 고시 골프장 회원권 기준시가를 보면 경기 김포시 김포씨사이드 골프장 회원권은 일반 1억200만원, 여자 1억1700만원이다.

고양시 뉴코리아 골프장은 일반 8300만원, 여자 1억2600만원이고 용인시 태광골프장은 일반 1억500만원, 여자 1억1050만원으로 여자 회원권이 더 비싸다.

지방이나 수도권에서 최근에 생긴 골프장들은 회원권에 남여를 구별하지 않는데 이들 골프장의 회원권은 왜 남여를 구분하고, 가격도 차이가 날까?

한 회원권 거래소 관계자는 "여성골퍼를 기피하는 전통적인 골프장들이 여성 회원 확대를 막기 위해 여성들끼리만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들이 회원 명의 변경시 여성들끼리 거래한 경우만 인정해주고 남성 회원의 회원권을 여성이 구입하는 경우는 인정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몇몇 골프장은 개장 초기 여성을 회원으로 받지 않는 등 여성기피 풍조도 골프계에 팽배했다고 덧붙였다.

여성회원권은 전체 회원권 중 극히 일부만 분양됐고 이후 골프장측은 여성회원권을 여성끼리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여성회원의 확대를 저지했다는 설명이다.

회원권은 한정되어 있고 여성 골퍼는 갈수록 늘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셈.

그러나 골프장측은 여성 골퍼가 적을 때 지어진 락카, 목욕탕 시설로는 현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제한할 뿐 여성차별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시설을 확대하려해도 골프장 관련법이 엄격해 좀처럼 증설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이 문제를 법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기한 여성골퍼가 아직 없어 법적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여성골퍼를 감안하면 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한폭탄인 것으로 보인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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