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포커스]마음도 짱, 몸도 짱 “우린 꿈먹는 10代”

  • 입력 2003년 12월 4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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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른, 이슬, 원미미, 김하니

김푸른, 이슬, 원미미, 김하니

● 김푸른

19세. 경북 포항 출생. 장안대 1년 휴학. 다음 카페 ‘5대 얼짱’ 1기(2002년 10월). KBS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산장미팅-장미의 전쟁’ 출연(4월). 컬러링 서비스 ‘7777링보드’ MC. 164cm, 44kg.(cafe.daum.net/PUREUN0607).

● 이슬

17세. 서울 출생. 대원여고 2년. 다음 카페 ‘5대 얼짱’ 2기(2003년 4월). ‘7777링보드’ MC. ‘길거리 캐스팅’ 통해 중학교 때 잠시 CF모델로 활동한 적이 있다. 164cm, 44kg. (cafe.daum.net/oiloveyou)

●원미미

17세. 경기 용인 출생. 안양예고 2년. 최근 다음 카페 ‘철권쿠마’와 ‘전국 얼짱들의 모임’ 얼짱으로 확정. 의류 브랜드 ‘예스비’ 모델 대상 수상, 패션잡지 ‘키키’ 전속 모델(2002년). 168cm, 48kg. (cafe.daum.net/1mimi)

● 김하니

16세. 대구 출생. 대구 조일공고 1년. 다음 카페 ‘전국 얼짱들의 모임’ 얼짱으로 확정. 기획사는 그녀를 코믹한 캐릭터로 개발해 ‘제2의 아유미’로 키우겠다는 계획. 164cm, 48kg. cafe.daum.net/hnloveS2)

이들은 모두 발음하기 쉬운 우리말 이름과 동그란 눈, 우윳빛 피부를 가졌다. 주요 ‘얼짱’ 카페에서 실시한 공개 오디션, 인터넷 투표 등을 통해 수십만명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녀로 인정받았다. 인터넷을 통해 그들의 이름을 지지한 팬만 수십만명에 달한다.

여성스러운 김푸른(19), 당찬 이슬(17), 적극적인 원미미(17), 엉뚱하지만 귀여운 김하니(16) 네 사람을 27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이들은 ‘얼짱 1세대’로 분류되는 박한별, 임수정의 ‘얼짱 스타 신드롬’을 뛰어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처음 인터넷에 실렸던 사진 한 장은 이들의 삶에 확실히 큰 변화를 가지고 온 듯 했다.

넷 가운데 연기자가 꿈인 미미를 제외한 세 명은 댄스 그룹을 결성, 내년 3월경 음반을 낼 예정이다. 그룹 이름은 잠정적으로 ‘더 얼짱’. 멤버들은 유치하다는 듯 키득댔고 매니저는 ‘아직 가제일 뿐’이라며 달랬다.

○ 언제부터 ‘얼짱’이었나

▽이슬=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안경을 썼어요. 그때까진 “순진하게 생겼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정말 예쁘다”는 말은 못 들어봤거든요. 근데요, 중 3 크리스마스 때 좀 예쁜 옷을 입었더니 친구들이 막 안경을 벗어보라는 거예요. 그때부터 새로운 세상이 열린 거죠.(웃음)

▽하니=(진한 대구 사투리로) 저도예, 중학교 때 안경 썼었거든예. 빨간 뿔테 안경. 엄마가 쓰라케서…. 제 별명이예, 그때 ‘거지’였어예.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니깐. 중 3때 안경 벗고 좀 꾸미니깐 여자 후배들이 매점 앞에서 “언니 이거 묵어∼”하고 까자(과자) 주고 막 도망가고, 남자 후배들도 ‘팬클럽’ 만들어 주고 그래서 좋았어예.

▽이슬=(예뻐서 좋은 점이 뭐냐고 묻자) 얼굴이 예쁘니까 솔직히 남자 선생님들이 잘 해주세요. 제가 아파서 조퇴한다고 하면 가라고 하고 다른 친구가 그러면 “좀 참아봐”라고 하시거든요.

▽미미=한 일 주일 전에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려고 등록하러 갔는데요, 개인 라커 사용료는 따로 내야 하더라고요. 근데 일하는 오빠가 “넌 예쁘니깐 그냥 쓰라”고 했어요.

▽푸른=실수할 때 웃으면 그냥 잘 넘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솔직히 애교는 없는데….

▽하니=그냥요, 동네에서요, 애들이 “어? 자(쟤) 우리학교 나왔다”, 그 카면(그렇게 하면) 기분 좋아요.

'온라인 스타'로 출발해 '오프라인 스타'를 꿈꾸는 4인의 10대 '얼짱'들. 이들은 '얼짱'으로 뽑혀 기쁘지만 부끄럽기도,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 관심있는 사회적 이슈는

▽이슬=저는요, 서초동 뭐 이런 부자 동네에서 사람들이 세금을 안내려고 하는 게 답답해요.

(기자는 이 대목에서 최근 최진실 씨가 어머니에게 지급한 매니저비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한 것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는데, 연예인들의 세금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이슬=그래도 연예인들은 (수입이) 투명하게 돼 있잖아요. 정치인들은요, 안 보이는 돈도 많은데 그냥 넘어가는 것도 많고요. 연예인만 잡는 건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니=저는요, TV뉴스는 안 봐서 잘 모르는데요…. 누드 이런 건 들어봤어요. 근데요, 저는 정말 벗는 건 싫어요. ‘벗는 언니’들은 돈이 없는가 보죠.

▽푸른=너무 상업적인 것 같아요. 모바일 서비스랑 연결되고 이러는걸 보면 결국 비즈니스인데 예술이라 하니….

○ ‘얼짱’이라서 나쁜 점

▽미미=(기자가 ‘얼짱 스타 신드롬’도 고도의 상업주의가 아니냐고 지적하자) 저는요, 그래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봤어요. 친구들이 그러는데요, 나쁜 사람들이 이상한 유혹도 많이 한대요. 제가 그런데 빠지지 않으려면요, 스스로가 일인자가 되는 길밖에 없을 것 같아요.

▽푸른=고3 때 ‘5대 얼짱’에 뽑힌 직후였어요. 옆 반에 갔는데 애들이 인터넷이랑 연결되는 대형 TV에 제 카페를 띄워놓고 보고 있는 거예요. “수업시간에 졸고 있다”는 식으로 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거죠.

▽미미=전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니까요, 주변 친구들도 얼짱이 되려고 정말 적극적이에요. 어떤 친구는 자기 사진을 하루에 1000장씩을 찍은 다음, 5장을 베스트 컷으로 골라서 이 사이트 저 사이트에 직접 막 올리더라고요. 제가 먼저 ‘얼짱’으로 떠서 그 친구들과 불편해질까봐 걱정이죠.

▽이슬=카페에 들어가 보면요, 가끔씩 교묘하게 조작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한 아이디로 여러 개 닉네임 만들어서 “이슬 언니 예뻐요” “이슬 누나 짱이에요”라는 식으로 띄워놓으면 마치 저나 제 친구들이 다 올린 것처럼 보이잖아요. 저를 치사하게 만드는 거죠. 학교까지 원정을 와서 저를 관찰한 결과를 올리는 것도 부담스럽고요. 부모님한테는 좋은 내용만 보여드려요. 저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보면 저도 속상한데, 부모님은 어떠시겠어요…. (눈물)

○ 꿈

이들은 다음 스케줄인 잡지 촬영을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이들의 소속사인 HS엔터테인먼트 이민호 실장은 “인터넷 얼짱은 사진 조작이 많기 때문에 실제 만났을 때 ‘건질만한’ 인물은 30%, 이 가운데 스타가 될 확률은 1%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얼짱’은 이미 상당수의 팬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인의 연예계 진출에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터뷰에 앞서 주요 인터넷 얼짱 카페에서 상위 랭크된 다른 ‘얼짱’들을 수소문해 봤다. 대다수는 이미 ‘스타 시스템’에 의해 키워지고 있는 상태. 최근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한 ‘얼짱’의 매니저는 “아직 얼굴이 ‘완성’되지 않았다. 인터뷰를 하려거든 사진은 우리가 주는 것으로 대치해 달라”고 고집하다가 기자가 이를 거부하자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얼짱미인'은…▼


10대 ‘얼짱’들은 대개 쌍꺼풀 라인이 눈 꼬리 안쪽 시작점에서 생기는 ‘인폴드’형이며 눈 밑에 살이 소복해 애교가 많아 보인다.

코는 지나치게 높지 않으며 끝이 동그란 형. 아래턱이 작아 귀여워 보인다. 기존의 20대 미인형이 쌍꺼풀 라인이 눈 꼬리에서 위쪽으로 떨어져 크고 굵게 이어지는 ‘아웃 폴드’형, 갸름한 버선코를 가진 것과는 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마의 경계선인 ‘헤어 라인’에서 눈썹, 눈썹에서 코끝, 코끝에서 턱 끝에 이르는 길이의 비율이 1 대 1 대 1이고 눈의 가로 길이가 얼굴 너비의 5분의 1이상인 것은 20대 미인 기준과 같다.

(도움말:드림성형외과 송홍식 김영준 원장)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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