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5명중 2명꼴로 제왕절개수술

  • 입력 2003년 6월 12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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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4분기(10~12월)에 국내에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산모가 5명 중 2명꼴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4분기 제왕절개 분만율이 39.6%로 2002년 한해의 40.5%보다 0.9%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12일 밝혔다. 제왕절개 분만율은 1998년 39.9%를 기록한 뒤 계속 4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내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인 10~15%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20%의 2배 정도에 이른다"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의 30%보다도 더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왕절개 분만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자연분만을 유도하다 산모나 태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뒤따르는 소송과 환자 감소 등을 우려해 '방어 수술'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심평원은 덧붙였다.

또 적지 않은 산모가 자연분만 후 생기는 체형 변화 등을 싫어해 자발적으로 제왕절개를 요청하기도 한다는 것.

특히 첫 아이를 낳는 산모가 제왕절개를 하는 비율이 56.2%로 전체 산모의 절반을 넘은 반면 제왕절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이후 자연분만을 한 비율은 3.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심평원은 "첫 아이를 낳을 때 제왕절개를 하면 다음번 아이를 출산할 때도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초회 제왕절개를 자제하도록 병의원별 분만율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각 병의원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또 지난해 4분기 분석 결과를 대한산부인과학회에 통보해 의사들의 수술 자제를 유도하는 한편 병의원별 평균 제왕절개 분만율을 넘는 395곳의 병의원에는 개별 통보해 경각심을 갖도록 조치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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