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참석해 기후에너지장관의 보고를 받던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용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6.4.28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국가란 국가 스스로 지켜야지 왜 의존하느냐”며 “당연히,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구성 우라늄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등으로 한미 불협화음이 불거진 가운데 ‘자주 국방’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정부에선 고위 당국자들이 잇달아 미국을 방문해 정보 공유 문제가 한미 관계 전반의 긴장 고조로 확산되지 않도록 협의에 나섰지만 이견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 “상호 존중 바탕으로 당면 현안 풀어야”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군사 안보 분야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분들이 좀 있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이고, 연간 국방비 지출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보다 1.4배 크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런데 왜 자꾸 우리가 외국 군대가 없으면 마치 자체 방위가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을 갖느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자체적인 군사작전 역량은 준비하고 있느냐”면서 “우리 스스로 방어하고 전략·작전계획을 짜고 할 준비를 해놔야 한다. 전술·전략도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안 장관이 “그런 차원에서 전시작전권 회수도 앞당길 수 있는 유·무형의 정신적 자산, 전략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자주국방의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전작권 전환의 경우 미 측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임기 종료 후인 2029년 1~3월로 목표 시기를 제시하면서 이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정부와 줄다리기를 예고한 상황이다.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를 염두에 둔 듯 “전통적 우방과의 협력 또한 당연히 발전시켜야 한다”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상식과 원칙에 따라 당면한 현안을 풀면서 건강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 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로 우방들과 진정한 우정을 쌓는 외교에 주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불거진 대북 정보공유 문제와 쿠팡 사태 등 한미 불협화음이 드러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리 당국 조사에 반발하며 미 측이 이 문제를 핵추진잠수함 도입 및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안보 분야 고위급 협의와 연계하는 가운데 상호 존중과 상식·원칙, 당당한 자세 등 대미 외교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의 발언이 공개정보에 기반한 것이라는 정부 입장과 달리 미국은 기밀 정보 공개에 대한 정부의 인정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에 이어 조현우 대통령안보전략비서관이 방미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등을 면담한 것도 구성 사태가 다른 안보 분야 협의 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상황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 소풍·수학여행 기피에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면 안 돼”
이 대통령은 최근 교권과 교육활동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사건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교권과 학생 인권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 정부는 실질적 교권 보호 방안과 함께 교육 현장의 안정을 위한 해법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새 소풍도 수학여행도 안 가고 그런다더라”며 “소풍과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이고 단체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도 있는데, 안전사고가 나고 관리 책임을 부과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다”면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선진국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경우 공공서비스 일자리는 질도 좋지 않고 양도 많지 않다”며 각 부처에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충무공 탄신 기념 행사(481주년)에 참석해 “이순신 장군께서 국난으로부터 나라를 구했듯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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