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29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대상자를 악마화해 대중의 표적을 설정한 후에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전략인가, 아니면 대통령 본인의 습성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학교 현장에서 체험학습이 위축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나’,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교사들에게 한 발언”이라며 “학교 선생님들이 소풍 등 현장체험학습을 나갈 경우 학생들의 안전사고에 대해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지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현장 학습을 기피하는 것을 힐난한 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물론 제도 개선의 대안 마련을 지시하며 시작한 말”이라면서도 “국가의 법규가 교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거의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하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두고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정도의 도덕적 기준이라면,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판받기가 무서워 공소 취소를 종용하고 국가의 사법 체계를 뒤흔들어서야 되겠나’라는 국민의 질책과 힐난도 역지사지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분노와 비난의 정치는 대상자를 뺀 대중을 자기편으로 붙이는 정치 기술일지는 모르겠으나 보편성을 상실하면 이지매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현장의 어려운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게 된다”며 “대통령은 자신 역시 그 무차별 악마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보편적 상식을 인지해 비난의 정치를 그만두고 사회적 문제 해결의 본질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재생원료를 100% 사용한 페트병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앞서 이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며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위험, 관리 책임을 부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단체 활동에 문제가 있으면 교정을 하고, 안전 문제가 있으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 요원을 충분히 보강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수업 관리에 부담이 생기면 인력 추가 채용해 안전 요원을 데리고 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같은 날 논평을 내 “학교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은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민원에 노출될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고위험 업무”라며 “그럼에도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원인을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로 해석하는 것은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의지나 태도의 문제로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장을 질책하는 발언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정책”이라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통해 “수십 명의 학생을 데리고 통제가 쉽지 않은 현장체험학습장을 나갔을 때 사고의 전적인 책임을 교사가 떠안고 있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논평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실질적인 법적·행정적 보호 장치 부족과 업무 부담이 심각한 현실에서 체험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독려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우려와 아쉬움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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