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의식, 독도' 특별전 준비 화가 8명 현지탐방

입력 2001-10-03 18:39수정 2009-09-1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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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이 독도서 받은 영감을 대형 화판에
표현하는 단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와, 독도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10분 경. 울릉도에서 새벽잠을 설치고 배를 타서인지 배안에서 깜박 잠이 들었던 ‘서울대박물관 독도 탐방단’ 일행은 독도 도착 15분전을 알리는 선내 방송에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이번 독도 탐방은 서울대박물관이 10월26일부터 한 달 동안 갖는 ‘역사와 의식, 독도’ 전시회의 준비여행. 화가들이 독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예술적 영감을 얻어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한 것.

이종상 전수천 한운성 임옥상 구본창 이형우 육근병 문주씨 등 화가 8명과 서울대 미대 대학원생 8명이 참여했으며, 한국무용가인 이애주 서울대 교수 등이 초대인사로 동행했다.

이들이 탄 해경 함정이 독도를 1km 가량 앞에 두고 화가들의 스케치를 위해 30여분 동안 독도를 한 바퀴 돌았다. 일행은 갑판으로 나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독도의 모습을 스케치나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서양화가 한운성씨(서울대 교수)는 “배의 위치에 따라 독도가 코뿔소로 보였다가 낙타로 보였다가 한다”면서 “지금까지 어느 사진에서도 보기 어려운 독도의 모습을 잡아냈다”고 흐뭇해 했다.

드디어 독도의 두 개의 섬,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사이로 배가 접안하자 화가들은 급경사의 좁은 길을 걸어 동도의 정상인 헬기장에 올랐다.

헬기장에는 한쪽으로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는 날카로우면서도 웅장한 서도가 눈앞에 다가서 있었다.

화가들은 본격적인 스케치 작업에 들어갔다. 이종상씨는 두루마리 한지를 펼쳐들고 붓 대신 손가락에 먹을 묻혀 서도와 주변의 작은 바위들을 쓱쓱 그려나갔고, 서양화가 임옥상씨는 아예 드러누워 독도의 하늘을 화폭에 옮겼다.

구본창씨는 “독도에 접근해 가는 광경을 시간대별로 나열하면서 동양화 풍의 사진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고, 전수천 씨는 “검푸른 물과 그 위에 흰 깃발을 꽂은 설치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애주 교수가 즉흥 무용공연을 가져 흥을 돋우자 화가들도 이에 뒤질세라 독도에서 얻은 영감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먼저 4.8x3.6 m의 대형 화판이 바닥에 깔렸다. 여기에 화가이자 서울대박물관장인 이종상씨가 먹을 흠뻑 묻힌 큰 붓으로 독도를 상징하는 ‘ㅅ’ 자 모양을 그려 넣었다. 임옥상씨는 그 아래에다 수평선을 나타내는 긴 선을 그었다. 구본창씨는 그 위에 붓을 휘둘러 먹을 뿌렸다. 화가들의 영감이 불꽃을 튀기며 부딪히는 현장이었다.

이 모임을 주관한 이종상씨는 “예술적 소재로 더없이 좋은 독도를 그동안 우리 예술가들이 잊어온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독도를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에 참가한 화가들은 이번 여행을 밑거름 삼아 곧 작품 제작에 들어간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26일부터 서울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선을 보이게 된다. 8명의 화가 이외에 이번 여행에 함께 참여한 대학원생 8명의 작품도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독도〓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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