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40만개 쌩쌩…헬멧등 보호장비 착용해야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9시 06분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킥보드가 생명을 앗아가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부모들의 특별한 주의와 안전대책이 요망된다.》

▼사고사례▼

△11일 오후 9시50분경 서울 성북구 장위3동 149 부근 편도1차로에서 킥보드를 타던 박모군(5·성북구 장위1동)이 시속 20km로 달리던 S운수 서울74사 3996호 48번 시내버스(운전사 이승일·34)의 앞바퀴에 깔려 숨졌다.

박군은 킥보드를 타며 골목길을 빠져나와 진행속도 그대로 도로에 접어들었다가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노원구 월계동 방면으로 달리던 버스에 치였다. 박군이 사고를 당한 지점은 골목길과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횡단보도이지만 사고 당시에는 빨간 불이 켜져 있었다.

△8월에도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김모군(7)이 킥보드를 타며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를 위반한 버스에 치여 숨졌다. 신호가 파란 불에서 빨간 불로 바뀌는 순간 그대로 통과하려던 버스와 속도를 내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한 김군이 충돌한 사고였다.

▼보급실태와 대책▼

5월경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킥보드는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치원생으로부터 대학생과 성인에 이르기까지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약 40만개 정도가 보급됐다. 킥보드 생산업체인 아르트란의 김장욱(金壯昱) 영업부장은 “현재 생산업체 10여 곳과 수입업체 30여 곳이 하루 6000여개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며 “그래도 하루 수요가 1만여개에 달해 내놓자마자 팔린다”고 말했다.

킥보드는 이처럼 급속히 보급되고 있지만 어린이들의 안전은 거의 고려되고 있지 않다.

킥보드를 탈 만한 넓은 평지가 없는 재래 주택가 어린이들은 평평한 곳을 찾아 차도로 나오고 있는데다가 최근엔 야광바퀴가 인기를 끌면서 해가 진 후에도 킥보드를 즐기는 어린이가 많다.

킥보드를 타는 어린이 중 헬멧이나 보호대 등을 착용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킥보드 동호회 회원이라는 임모씨(20·대학생)는 “바퀴가 작아 조금만 도로가 튀어나와도 앞으로 튕겨나가기 일쑤이고 꼭 필요한 경적도 옵션 구입으로 돼 있어 지각과 반사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강남성모정형외과 정대영(鄭大榮)원장은 “어린이들이 주로 많이 다치는 부위는 손목과 팔꿈치 주변”이라며 “밤에는 타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킥보드를 사줄 때 보호대나 헬멧도 같이 사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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